정치 국회·정당·정책

비박 탈당이냐 당내 투쟁이냐...16일 원내대표 선거가 분수령

친박계 후보 당선 땐 비박계 탈당 가속화 가능성

비박 후보 이기면 당내 싸움서 유리한 고지 확보

의원수 서로 엇비슷...중도성향 28명 선택이 관건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 ‘혁신과통합보수연합’의 창립총회에서 공동대표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상북도 지사, 서청원 의원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 ‘혁신과통합보수연합’의 창립총회에서 공동대표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상북도 지사, 서청원 의원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오른쪽) 전 새누리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에서 강석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무성(오른쪽) 전 새누리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에서 강석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탈당을 사실상 공식화한 가운데 오는 16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새누리당 분당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내대표를 어느 계파에서 잡느냐에 따라 비박계의 탈당 결행에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우선 친박계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비박계의 동조 탈당이 확산돼 분당은 가속화될 수 있다. 비박 중에는 당에 잔류해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지만 친박이 당 지도부에다 원내지도부까지 전부 장악하면 비박이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져 자연스레 비박의 탈당 도미노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 128명 가운데 주류인 친박은 58명이고 비주류인 비박은 42명 정도로 엇비슷한 상황이다. 나머지 28명은 중도 성향인데 이들의 선택이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중도 성향의 지지 없이는 비박들의 당내 투쟁도 힘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에서 지면 비박들이 당내 잔류를 통한 개혁 의지를 일찌감치 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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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인 황영철 의원은 “비박계가 당장 당을 나가게 되더라도 의원 숫자가 적어도 30명 이상은 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탈당 준비는 완료됐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중도 성향 의원들이 비박 후보를 당선시킬 경우 비박계는 원내지도부에 입성해 당내에서 투쟁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더욱이 중도 성향의 의원들이 비박계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여서 비박들이 탈당 대신 당 잔류로 선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 내홍은 사상 최악으로 격화되겠지만 비박들이 중도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친박을 코너로 몰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 같은 가능성 때문에 비박계 내부에도 이견이 존재한다. 김 전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박 후보가 이겨도 당 내홍이 격화돼 내년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탈당과 창당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린 비박 중심의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에서도 ‘일단 당내에 남아서 끝까지 싸워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김 전 대표는 “(헌재에서) 탄핵이 결정되면 2개월 내에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김 전 대표가 탈당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는 비박계를 압박하기 위해 이날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탈당해 먼저 나가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합류할 계획이지만 주변 인사들이 탈당에는 머뭇거리고 있어 전격적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이 같은 비박의 고민을 아는 듯 당 지도부에 이어 원내대표까지 접수해 비박과의 전면전을 각오할 태세다. 친박들은 중도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선의 중도 성향 의원을 전면에 내세워 원내지도부 탈환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는 또 ‘혁신과통합보수연합’이라는 대규모 친박 모임을 공식 발족하는 등 세 과시에도 나섰다. 이 모임에는 위임장까지 포함하면 현역 의원만 55명이 참여하고 있다. 친박들은 세를 결집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비박계가 오히려 탈당하거나 와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혁신과통합’ 모임은 창립선언문에서 “위기 앞에 국민과 당을 분열시키는 배신의 정치, 분열의 행태를 타파하고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재창당 수준’의, 완전히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드는 것에 매진하며 어떤 희생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길·나윤석기자 what@sedaily.com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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