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에게 죄를 덮어씌우기 위해 고영태씨에게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하도록 종용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최씨와 지인과의 통화내용 녹음파일 2개를 공개했다. 이 녹음파일은 최씨가 독일에서 귀국하기 전 지인과의 통화내용이라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다만 최씨와 통화한 지인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최씨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나랑 어떻게 알았느냐고 그러면 가방 관계를 네(고영태)가 납품했다고 그러지 말고 ‘옛날에 지인을 통해 알았는데 그 가방은 빌레밀로(‘빌로밀로’를 잘못 발음)인가 그걸 통해서 왔고 그냥 체육에 관심이 있어서 그 지인이 알아서 연결해줘서 내가 많은 도움을(받았다고 하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원기획(최씨가 고씨와 함께 설립한 회사)은 얘기하지 말고 ‘다른 걸 좀 하려다가 도움받으려고 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이렇게 나가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다른 녹취록에서 태블릿PC와 관련해 “큰일 났네. 그러니까 고(영태)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걔네들이 이게(태블릿) 완전 조작품이고 얘네들이 이거를 훔쳐서 했다는 것으로 몰아야 된다”며 “이성한이도 계획적으로 돈도 요구하고 이렇게 한 걸로 안 하면…(우리와) 분리를 안 시키면 다 죽어”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본인이 지시한 대로 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뜻으로 지침을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이성한이 돈을 요구했다는 기사가 10월 말께 나왔다”며 “이임순 증인은 이런 지침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최씨 일가와 박 대통령을 진료했던 이임순 순천향대 의대 교수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