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연기금 귀환에...기지개 켜는 코스닥

8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수

수급 공백 메우며 상승 견인

'큰손' 국민연금 자금집행 확대

코스닥 연말 랠리 이어갈 듯







연기금이 매수 세력 부재로 침체에 빠졌던 코스닥 시장의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연기금은 코스닥의 신용융자잔액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매수 여력이 둔화된 개인 투자가의 공백을 메우며 연말 시장의 새로운 수급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600선을 하회했던 코스닥지수가 연기금이 순매수로 돌아선 지난 8일을 기점으로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24%(1.47포인트) 오른 622.08포인트에 장을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5일만 하더라도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과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수급 공백 등 세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지수가 연중 최저치(575.12포인트)까지 하락했던 것에 비하면 열흘 만에 대반전이 일어난 셈이다.


코스닥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연기금이다. 연기금은 이날 하루에만 코스닥 시장에서 17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연기금은 8일 코스닥 시장에서 3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순매수로 돌아선 뒤 9일 59억원, 12일 63억원, 13일 114억원, 14일 141억원, 15일 150억원 등 순매수 폭을 확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이 2,576억원 순매도한 가운데서도 지수가 7.6%포인트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연기금이 수급 측면에서 순매수를 이어가며 버팀목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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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이 기간 동안 1,487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연기금과 달리 매매의 뚜렷한 방향성이 없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까지 4조원대를 유지했던 코스닥 신용융자잔액이 계속된 시장 침체를 견디지 못하고 줄어드는 과정에서 빚내서 투자했던 개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도 줄 수밖에 없었다”며 “그동안 코스닥을 떠나 있던 연기금이 귀환하면서 수급 공백을 메우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 하반기 들어 연기금이 코스닥시장에서 7일 연속(12월8일~12월16일) 순매수한 것은 9월22일~9월30일(708억원) 이후 두 번째이며 금액 기준으로는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연기금의 수급 개선을 바탕으로 연말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기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올 연말까지 기존에 집행하기로 한 1조원의 자금 외에 추가로 3,000억원을 중소형주에 집행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스닥 시장과 유가증권 중소형주에 유입되는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이들 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들에 주식운용을 위탁할 때 의무적으로 지키도록 했던 ‘벤치마크 복제율’을 내년부터 없애기로 한 점도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가 하반기에 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는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에 복제율을 높일 것을 지시했던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전략에 변화가 생긴 만큼 중소형주가 집중 포진된 코스닥 시장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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