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문화

상처받은 대한민국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연극 ‘상처투성이 운동장’

삶을 치유할 원동력은 결국 ‘서로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공감’

2010년 <바그다드 동물원의 벵갈 호랑이(Bengal Tiger at the Baghdad Zoo)>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라지브 조세프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작품은 두 주인공이 삶에서 얻은 상처와 고통을 극복하고 마침내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상처투성이 운동장>(연출 마두영)이다.

/사진제공=디렉터그42/사진제공=디렉터그42




/사진제공=디렉터그42/사진제공=디렉터그42


<상처투성이 운동장>은 삼십년 동안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진 두 인물이 조금씩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배우며 서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케일린과 더그는 서로의 상처를 인정하고 보여주면서 상처와 고통은 숨기거나 극복해야 할 어떤 것이 아니라 ‘안고 가야 할 삶 자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연극은 사실적이고 경쾌한 대사로 그 밑에 숨겨진 고통의 깊이를 선명하게 드러내면서도 그 고통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바로 삶이라는 것을 탄탄한 드라마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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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라지브 조세프는 ‘인생은 무결한 것이 아니라 바로 상처로 얼룩진 기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만들어간다.

조아라, 백종승의 2인극이다. 두 인물은 뒤죽박죽 섞여있는 고통의 기억을 차례차례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거나, 또는 핵심 기억 속으로 직접적으로 다가가서 마주하며, 비로소 자신의 고통의 원인을 인지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나갈지 생각하게 된다.

마두영 연출은 “우리는 타인의 상처와 고통을 이해할 순 없지만, 기억하고 보듬어 줄 수는 있습니다. ” 며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은 상처받았고, 상처받고 있습니다.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 그것이 치유를 위한 길이라 생각합니다.”고 연출의도를 전했다.

연극 <상처투성이 운동장>은 12월 31일까지 대학로에 위치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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