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순실 첫 재판]崔 "대통령 공모 없었다...檢 불법수사" 檢 "강압수사?...崔 지금까지 자백없어"

최순실 씨가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국정농단사건 첫 재판에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최순실 씨가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국정농단사건 첫 재판에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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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왔을 때는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다고 했는데 들어오는 날부터 새벽까지 많은 취조를 받았습니다. 이제 확실한 걸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628번의 수감번호가 새겨진 밝은 연두색 수의를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법정에 들어온 국정농단의 주인공 최순실씨는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입장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어진 판사의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 못한다는 거 맞나요”라는 질문에는 또렷하게 “네”라고 답했다.


최순실씨의 첫 재판이 열린 19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는 분주함 속에 긴장감이 가득 차 있었다. 재판 한 시간 전부터 몰려든 방청객들은 추첨을 통해 얻은 방청권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 있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20여명의 법원 직원들은 법정으로 올라가는 길 곳곳에 자리하며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재판이 열리기 20분 전부터 법정에 도착한 검찰과 변호인단은 앞으로 펼쳐질 법정공방을 예고하듯 서로 의식하며 힐끔힐끔 쳐다보거나 입을 가리고 이야기를 하는 등 신경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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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시간인 오후2시10분이 되자 법정에 있던 사람들의 눈은 모두 법정 왼편 출입구로 향했다. 이어 검은색 뿔테 안경에 머리를 뒤로 묶은 최씨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출입구를 통해 입장했다. 이날은 공판준비기일이라 피고인이 직접 법정에 출석할 의무가 없어 최씨의 모습을 보기 힘들 거라고 체념했던 방청객들의 눈앞에 온 나라를 뒤흔든 장본인이 모습을 나타내자 잠시 법정은 술렁거리기도 했다. 이후 법정은 검찰과 변호인단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지며 긴장감을 더했다. 최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는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하는데 공모한 사실이 없어서 죄가 인정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이 제시한 886개의 증거목록에 대해서도 “모든 증거에 대해 입증 취지와 함께 어느 공소 사실과 관련돼 있는지 명시해서 다시 제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또 “기소 이후에도 구치소로 수사관을 보내 영장도 없이 조사하는 등 불법·강압수사를 검찰이 자행하고 있다”고 하자 검찰 측은 “현재 기소된 혐의 외에 추가 혐의로 조사했고 강압수사를 했다면 자백이 있어야 하는데 구속 이후 최씨는 지금까지 자백한 적이 없다”며 공방을 펼쳤다.

공방이 이어지자 재판관은 다음 기일에 다시 검토하자며 재판을 종료시켰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9일 오후2시10분이다.

치열한 공방을 말없이 지켜보던 최씨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앞으로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재판장을 급히 떠났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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