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산업절벽 소프트파워 혁명으로 넘는다] 인재 모시기 속도 내는 기업들

오너가 직접 면접 보고 바로 영입

R&D 인재들과 IT흐름 즉석 소통





# 최근 이뤄진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 기업 하만과 인공지능 비브랩스 인수 뒤에는 손영권 삼성전략혁신센터장과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 등 글로벌 인재들이 있었다. 두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입한 인물들이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각종 행사 등에서 우수 인재에 대해 직접 면접을 보고 바로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시장을 선도하려면 남다른 연구개발(R&D)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R&D를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LG로 온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겠습니다.”

지난 4월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7개 계열사 경영진을 데리고 직접 참석했다. 구 회장은 벌써 5년 연속 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우수한 이공계 석박사 인재들과 격 없이 최신 정보기술(IT)의 흐름에 대해 소통하고 R&D 인재에 대한 LG의 사랑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올해도 약 300여명의 인재들과 장시간 스탠딩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우수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돌파구는 바로 인재에서 시작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관련기사



삼성과 LG의 인재 사랑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묘비에는 ‘자기보다 현명한 인재를 모아들이고자 노력했던 사나이 여기 잠들다’라고 써 있을 정도다. 이건희 회장은 ‘천재 한 명이 수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철학을 피력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후 삼성은 특히 젊고 혁신적인 인재들을 다수 영입해왔다. 지난해에는 약 41명이 영입됐다. 신사업 추진을 위해 벤처기업, 학계, 전문업체에서 광범위하게 인재를 영입했다. 미국에서 여러 곳의 벤처기업에서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기기 사업을 해왔던 이용진 연구위원, 삼성페이를 담당하고 있는 토마스 고 전문위원, 애플 출신의 김태성 연구위원 등이 대표적이다.

LG의 인재사랑은 고(故) 구인회 창업주의 ‘인화(仁和)’ 정신이 대표적이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1995년 취임 이후 22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R&D 인재와 소통하는 연구개발성과보고회, 대학생 인재들과 만나는 LG글로벌 챌린저 행사도 챙기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값싸고 품질 좋은 차로 세계 5위 글로벌 판매 800만대를 달성한 후 프리미엄·친환경·고성능·양산차 등 자동차 회사가 갖춰야 할 라인업을 구축하기 위해 인재를 적극 영입 중이다. 독일 BMW에서 고성능차량을 담당하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2015년 4월 영입, ‘N’ 브랜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디자인 부문에서는 2006년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을 시작으로 지난해 루크 동커볼케 전무에 이어 올해 5월 한국인 스타 디자이너 이상엽 상무를 영입했다. 최근에는 슈퍼카 부가티 디자이너였던 알렉산더 셀리파노프를 품에 안았다. 고성능과 제네시스는 정의선 부회장이 힘을 주는 부분인 점이 특징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대기업들은 세계적 위치에 올라선 후 다음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인재 영입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변신을 준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