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2016 방송결산] MBC 예능② 연예대상, 또 다시 유재석 그리고 김구라·김성주·정준하 4파전

2016년 MBC는 공중파 3사 가운데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래도 가장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2015년 시작한 ‘복면가왕’은 KBS ‘1박 2일’에 이어 일요일 예능 No.2의 자리를 확실히 굳혔고, ‘무한도전’은 변함없이 토요일 예능의 왕좌를 지켜내고 있다. 여기에 ‘라디오스타’나 ‘듀엣가요제’, ‘나 혼자 산다’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2015년 MBC가 ‘복면가왕’과 ‘마리텔’로 예능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리드했던 것을 감안하면 2016년의 MBC 예능이 보여준 모습은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이는 MBC 예능이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꾀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걸으며 현상유지에만 치중한 결과일 것이다.


■ ‘라디오스타’의 상승세, ‘듀엣가요제’·‘나 혼자 산다’도 평타

MBC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듀엣가요제’ / 사진제공 = MBCMBC ‘라디오스타’, ‘나 혼자 산다’, ‘듀엣가요제’ / 사진제공 = MBC




‘무한도전’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복면가왕’과 ‘마리텔’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음에도 2016년 MBC 예능이 그래도 공중파 3사 중 가장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나 혼자 산다’와 ‘듀엣가요제’ 등 여타의 예능들이 기본 수준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일 심야 예능의 강자인 ‘라디오스타’는 2016년 MBC 예능을 하드캐리한 장본인이다. ‘라디오스타’는 최근 시청률이 10%에 육박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이며 공중파 3사의 평일 예능 중 시청률과 화제성 양면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김구라와 윤종신, 김국진, 규현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지금이 바로 전성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물이 올랐다. 단 2017년 규현이 군입대를 하게 되면 그 빈 자리를 누구로 채우는가가 ‘라디오스타’의 2017년을 위한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다.

금요일 예능인 ‘나 혼자 산다’와 ‘듀엣가요제’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나 혼자 산다’는 동시간대에 방송을 시작한 SBS ‘미운우리새끼’에게 밀리고는 있지만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크게 뒤지지 않고 있다.

두 번의 파일럿을 거쳐 4월부터 정규편성된 ‘듀엣가요제’도 화제성은 ‘복면가왕’에 못 미치고, 시청률은 SBS ‘정글의 법칙’에게 밀리고 있지만 그래도 MBC가 수없이 실패를 답습하던 금요일 오후 예능 시간대에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단 포맷의 특성 상 ‘복면가왕’이나 ‘나는 가수다’가 그런 것처럼 장기화가 될 수록 가수 출연자의 인재풀이 한계에 도달하거나 식상해지기 쉬운 포맷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토요일 오후 시간에 방송되는 ‘우리 결혼했어요’도 최근 대대적으로 출연진을 정비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이미 식상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예쁘장한 커플의 데이트 뿐 아니라 실제 부부생활에 가까운 여러 단면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하며 시청률이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MBC가 고심하는 것은 바로 목요일 심야 시간이다. JTBC ‘썰전’과 SBS ‘자기야 백년손님’이 군림하고 있는 이 시간대에 MBC는 ‘위대한 유산’, ‘능력자들’, ‘미래일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편성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의학정보와 토크를 합친 ‘닥터고’를 12월 15일부터 새롭게 런칭하며 우회했다.

관련기사



‘복면가왕’이 자리를 잡은 ‘일밤’ 1부와 달리 ‘진짜 사나이’를 끝내고 몰카 프로그램인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넣은 ‘일밤’ 2부도 논란의 대상이다. ‘진짜 사나이’가 해군특집으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진짜 사나이’를 내리고 구시대적인 몰카 프로그램인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넣은 것은 MBC의 패착이라는 것. 하지만 ‘진짜 사나이’가 해군 부사관특집을 제외하면 여전히 시청률이 하락세에 있었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언제든 평타는 쳐줄 수 있는 몰카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유재석·김구라·김성주·정준하 등 경쟁

MBC ‘2016 방송연예대상’ ‘라디오스타’ 김구라, ‘무한도전’ 유재석, ‘복면가왕’ 김성주, ‘무한도전’ 정준하 / 사진 = MBC 각 방송화면 캡처MBC ‘2016 방송연예대상’ ‘라디오스타’ 김구라, ‘무한도전’ 유재석, ‘복면가왕’ 김성주, ‘무한도전’ 정준하 / 사진 = MBC 각 방송화면 캡처




MBC의 2016년 예능이 시청률이라는 면에서는 꾸준히 제 자리를 지켜내며 공중파 3사 중 가장 안정적인 성과를 내긴 했지만, 오는 12월 29일 방송될 ‘2016 MBC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할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선뜻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전반적으로 성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지난해 ‘복면가왕’이나 ‘마리텔’처럼 트렌드를 이끈 우뚝한 예능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래서 올해도 MBC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 1순위는 또 다시 ‘무한도전’의 유재석이 될 수 밖에 없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으로만 2006년, 2007년(팀 공동), 2009년, 2010년, 2014년 등 다섯 번이나 대상을 수상했지만, 올해도 변함없이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무한도전’ 자체가 하락과 정체를 반복하고 있고 유재석 역시 과거처럼 ‘무한도전’을 멱살잡고 끌어올리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상 수상 가능성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실적만 본다면 가장 대상이 유력한 사람은 김구라다. 지난해 ‘복면가왕’과 ‘마리텔’, ‘라디오스타’, ‘능력자들’까지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구라는 이견의 여지 없이 대상을 여유있게 품에 안았다. 올해도 김구라는 ‘능력자들’이 폐지됐지만 ‘복면가왕’과 ‘마리텔’, ‘라디오스타’가 건재하고, 특히 ‘라디오스타’의 시청률이 상승세라는 점에서는 유력한 대상후보다. 그러나 전성기 시절의 유재석이나 강호동처럼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는 입장이 아닌 김구라가 2년 연속 대상을 탈 수준인지는 분명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대상 후보에서 의외의 변수는 바로 김성주다. 김성주는 전문 예능인이 아닌 아나운서 출신의 방송인이지만 ‘복면가왕’의 진행자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고, 2016년 연초에는 안정환과 함께 ‘마리텔’에도 출연해 1위에 오르며 왕성한 입담을 과시했다.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는 할 수 있지만, MBC 연예대상이 새 얼굴을 찾는다면 한 번쯤 고려해볼 후보다.

‘무한도전’의 정준하 역시 다크호스다. ‘무한도전’은 팀 전체가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한 2007년을 제외하면 유재석이 4회, 박명수가 1회(2012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준하는 유재석과 박명수 다음으로 ‘무한도전’에 오랫동안 출연한 멤버지만 그동안 MBC에서 받은 상이 2014년의 최우수상 하나가 전부라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정준하에게 대상을 수상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물론 정준하가 ‘무한도전’에서 대상급 활약을 펼쳤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기에, 정준하가 대상을 수상한다면 이는 2012년의 박명수처럼 마땅히 줄 사람이 없을 때 선택하는 공로상의 성격이 짙겠지만 말이다.

원호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