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黃 "대정부질문 출석" 野 "환영...예우하겠다"

국회 출석 갈등 일단락됐지만

黃 대행 국정장악 의지 강해

양측 기싸움 재연 가능성 커

국회 대정부질문 참석 여부를 놓고 야권과 갈등을 빚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0~21일 이틀간 국회에 출석하겠다고 전격 밝혔다.

황 대행 측은 19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이번 임시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국회와 국민들께 국정 관리 방향을 말씀드리고 의원들께서 궁금해 하시는 사안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행은 지난 12일 여야 원내대표들로부터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전례가 없고 안보 등 위기에 대한 대응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야당은 “어설픈 대통령 흉내 내기를 그만두라”며 출석을 압박해왔다.

황 대행은 이날 입장을 선회한 이유에 대해 “국회 출석 문제로 입법부와 갈등을 빚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이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조속한 국정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야권은 황 대행의 출석 결정에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출석은 권한대행으로서 마땅한 도리”라면서 “총리를 예우할 것이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도 “뒤늦게나마 촛불민심의 엄중함을 깨닫고 국회 본회의 출석을 결정해 다행”이라며 “빈손으로 오지 말고 촛불민심에 부합하는 국정운영 방안을 들고 올 것을 충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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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이번 국회 출석을 사이에 둔 갈등의 본질을 ‘기싸움’으로 보고 있다. 국정을 장악하겠다는 의욕이 강한 황 대행과 ‘선을 넘거나 오버하지 말라’는 야권이 국정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번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 출석 건은 이날 마무리됐지만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편 황 대행은 국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어느 정도 받을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황 대행은 “저의 구체적인 출석 방식 등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 국회에서 논의해주시기 바란다”고 여의도로 공을 넘겼다.

황 대행의 이 같은 ‘역제안’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기 전과 같은 형식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서고 싶지는 않다는 속마음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에 출석하되 질의응답에는 응하지 않고 국정의 큰 틀을 설명하는 정도의 형식을 원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행은 그간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거친 호통을 들으면서도 표정 변화 없이 ‘모범답안’만을 얘기한 것으로 유명하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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