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 최순실 씨가 자신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에 답답함을 느껴 검사를 통해 다른 변호사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가 2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최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변호사의 변호에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가 최씨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변호에 치중하고 있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과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의 인연 때문에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 방향을 박 대통령을 위한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 변호사는 1989년 김기춘 전 실장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공안3과장 직무대리였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는 우 전 수석의 장인 고 이상달 정강·중기회장과의 인연으로 얽힌다. 이 변호사는 이 회장이 1999년부터 10년간 회장을 맡았던 ‘고령향우회’의 부회장을 지냈다.
또한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진 후 최씨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들의 증언도 이런 의혹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과거 최씨의 변호사들은 “이 변호사가 변론보다는 대통령 탄핵을 더 걱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변호사는 “이 변호사는 최씨의 변호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이 사건의 영향으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것을 더 우려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변호사는 최시의 첫 번째 재판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테블릿PC의 증거 능력을 문제 삼는 데 할애하며 최씨의 범죄 사실과는 상관 없는 변론을 이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