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기업공개(IPO) 공모규모가 올해의 2배에 이르는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마블게임즈, 남동·동서발전 등 에너지공기업과 ING생명 등 대어(大魚)급 IPO가 상반기부터 줄줄이 대기하며 IPO 대박을 노리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는 내년 유가증권시장 공모규모는 6조~7조원가량으로 예상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공모규모 4조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공모규모 2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넷마블게임즈가 NH투자증권(005940)과 JP모건을 상장주관사로 정해 늦어도 6월 상장을 마무리하고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등 에너지공기업이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에너지공기업의 공모규모도 총 2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에서 IPO로 선회한 ING생명과 이랜드그룹 계열사 중에서 첫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노리는 이랜드리테일이 각각 1조원 내외의 공모규모를 점치고 있어 이들 기업 상장규모만도 6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롯데그룹의 희망대로 호텔롯데가 IPO시장에 다시 등판할 경우 전체 공모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호텔롯데는 최근 잠실 월드타워점의 면세점 특허권을 되찾는 데 성공하며 핵심사업부인 면세사업부의 영업가치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잠실 월드타워점의 면세점 특허 회복으로 호텔롯데가 최초제시한 공모규모(4조7,000억~5조7,000억원)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오너 일가의 배임과 횡령 등 검찰수사와 다음달 재판 결과가 상장재개의 관건이다.
아울러 올해 처음 상장한 두산밥캣(241560)과 LS전선아시아 등과 같은 국내 기업 해외법인의 상장붐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사업확장을 위한 자금조달 창구로서 국내상장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법인 상장 설명회에 100여개 법인들이 모일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 대통령 선거, 금리인상 예정, 트럼프호 출범 등 대내외적인 이벤트들이 걸림돌로 작용해 경제적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도 대내외적인 악재로 하반기 이후 공모시장이 위축되면서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경우가 속출했다. 거래소도 상반기에는 상장 당일 가격(시초가 및 종가)이 공모가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면 하반기 들어 공모가 수준에서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19일 기준 올해 전체 상장기업 14개사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8.35%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