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인간 중심의 현실과 가상의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현실과 가상의 정부가 융합하는 정부4.0의 시나리오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전 세계 최하위 수준인 100위권의 정부의 제도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고서는 4차 산업혁명 완수는 불가능해 보인다. 정부의 제도 경쟁력 저하의 결과가 금융과 노동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제도·금융·노동이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끌어내리는 삼총사가 됐다. 매 정권마다 이러한 정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 부처의 이합집산을 시도해왔으나, 결론적으로 그 효과는 없다는 것이 실증 연구결과로 밝혀졌다. 예컨대 미래창조과학부를 나눠 다른 부처와 합치고 해양수산부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재구성하는 등의 정부 개혁은 그 효과가 거의 없고 오히려 행정 비용과 공백의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정부4.0은 이러한 오프라인 정부 조직의 문제를 극복하는 4차 산업혁명적 대안이다. 현실의 정부는 책임과 권한을 수행하고 가상의 정부는 공유와 협업을 이룩하는 개념이다. 오프라인 정부는 부처 이기주의라는 장벽을 넘어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지난 20년간 충분히 입증됐다. 부처 간의 협력을 가로막는 사람·조직·규정·비용의 장벽들이 높아도 너무 높다. 오프라인 정부는 기존의 책임과 권한을 수행하고 온라인 정부에서 정보 공유와 부처 간 협력을 이룩하는 것이 본질적인 정부 개혁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스마트 팩토리가 현실의 공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에 쌓아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불량률을 40분의1로 줄이고 에너지를 30% 절감했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4.0도 30%의 비용 절감과 대국민 서비스 향상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구체적으로 온·오프라인이 융합하는 정부4.0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부처 간 협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미국의 클라우드 기반의 정부 공유서비스 센터 사례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부처 간 정보 공유는 그 자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심지어 부처 내의 정보 공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우리 현실임을 감안하면 정보 공유는 정부4.0의 출발점이 될 것이며, 세종시 이전 후 부서장과 단절된 정부의 행정 공백을 회복하는 유일한 대안이기도 하다.
정보 공유에 이어 부처 간 협업이 진전될 것이다. 예를 들어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기술혁신 업무를 조정하는 오프라인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옥상옥이 되나, 온라인 협력 조직은 이러한 모순을 극복해준다. 이러한 온라인 협업 조직은 정보통신·중소기업·여성·청소년 등 많은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이미 민간 기업들이 도입해온 다양한 매트릭스 형태의 온라인 조직의 시사점은 온라인 정부에도 예산과 인사의 부분적 권한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내 혁신과 더불어 민관 협력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이제 정부 후견주의에서 민간의 자율로 이전하는 단계의 의사결정은 정부주도의 갑을구조에서 수평적 협력구조로 변화해야 한다. 오프라인 모임에 의존하는 현재 구조는 수평협력에 너무나 비효율적이다. 민간과의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협력은 더욱더 확대될 수 있다. 반복되는 정부의 행정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많은 부분을 담당해 효율적 운영을 하고 사람은 반복되지 않는 서비스를 담당하면 될 것이다.
정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신뢰의 유지다. 주민등록·등기업무를 포함한 각종 행정 서비스는 신뢰의 기술인 블록체인으로 획기적으로 개혁될 수 있다. 세금의 수납과 복지 지출 및 기부도 블록체인 기술로 투명한 구조로 효율화시킬 수 있다. 블록체인은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비밀 투표 방식으로 실시간 반영이 가능하게 한다.
정부4.0은 데이터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 결합해 분산자율(DAO) 또는 자기 조직화하는 정부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