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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콩칠팔 새삼륙', ‘퍼-플시대’...진정한 자유와 사랑을 위한 두 여성의 여정(종합)

두 여성의 사랑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초연 당시 화제를 모았던 ‘콩칠팔새삼륙’이 2016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21일 오후 3시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콩칠팔새삼륙’ 프레스콜에 참석한 이나오 연출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비슷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관점이 바뀐 것 같다”고 재연 소감을 전했다.




/사진=COMPANY M/사진=COMPANY M


1931년 4월 영등포역 기차선로로 뛰어든 홍옥임과 김용주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경성시대를 배경으로 아무도 자기 것을 가질 수 없었던 ‘결핍의 시대’에 진정한 꿈과 사랑, 욕망을 깨달은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콩칠팔 새삼륙’은 ‘남의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고 떠든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람을 가십거리로 대하는 시대를 조롱하는 말이다.

2011년 창작팩토리 뮤지컬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초연을 올렸던 ‘콩칠팔새삼륙’은 2016년 역시 창작산실 창작뮤지컬 우수재공연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는 초연 당시 작사, 작곡으로 ‘콩칠팔새삼륙’에 참여했던 이나오가 극작과 연출까지 맡으며 변화를 꾀했다.

이나오 연출은 “예전에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시대에 포함된 사랑 이야기로 확장을 시도했다”며 “여성들의 이야기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 시대에 포함된 남성이나 윗세대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혼재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남들이 보기에 다 가진 것 같았던 그녀들 역시 개인적인 고뇌와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두 여성이 모든 걸 제치고 사랑을 선택했던 이유는 시대의 아픔과 함께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 때문이었다”고 전하며 “두 사람을 옭아맨 세상이 한탄스러우면서도 해맑게 웃으며 철로를 향해가는 그 모습이 저에게는 당차고 아름다웠다”고 밝혔다.

/사진=COMPANY M/사진=COMPANY M


신경미 음악 감독은 “피아노, 아코디언, 클라리넷, 어쿠스틱 기타, 콘트라베이스, 타악기가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시즌은 시대가 확장됨에따라 음악도 확장되면서 타악기를 두게 됐다. 곡이 주는 느낌에 편성하려 했을 뿐 굳이 시대에 맞춰 편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음악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부제는 ‘퍼-플시대’다. 열정을 상징하는 빨강과 지성을 상징하는 파랑을 섞었을 때 나오는 자줏빛은 양면성과 감정의 혼재를 뜻한다. 서양의 것과 동양의 것, 새로운 문화와 오래된 관습이 혼재하던 1930년대 경성의 모습을 ‘자줏빛’으로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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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용주와 홍옥임 두 여성의 사랑을 그리기 위해 ‘퍼-플 살롱’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욕망에 충실한 여성들이 가면을 벗고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이 될 수 있는 비상구 혹은 해방구로 표현해냈다.

이나오 연출은 “‘퍼플 살롱’이라는 공간 자체가 용주에게는 한 번쯤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지만, 화동은 그 곳에서만 숨을 쉴 수 있었다”며 “화동은 사랑만을 맹목적으로 선택할 수 없는 여성이었다면 용주와 옥임은 결국 사랑을 선택한다. 퍼플살롱의 넘버들이 그런 용주와 화동을 관통한다”고 설명했다.

‘콩칠팔새삼륙’이 다루고 있는 ‘여성 간의 동성애’라는 코드는 초연으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에도 다소 파격적인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대해 초연에 이어 재연에 합류한 신의정, 최미소는 거부감이나 힘든 것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최미소는 “신의정 배우와 굉장히 친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사랑을 하고 있는 인물의 감정에 집중할 뿐 외부적인 것들에 대한 거부감이나 힘든 점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뮤지컬 ‘콩칠팔새삼륙’은 2017년 1월 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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