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르노삼성 부산공장 르포]공장 곳곳 화려한 트리…"밀린 주문에 특근 늘어도 즐겁죠"

국내차 중 나홀로 씽씽…최대 실적 자축 걸그룹 노래 흘러나와

그룹 본사도 SUV 개발 위임 화답…"내년 품질 1위 이룰 것"

크리스마스를 앞둔 22일 르노삼성 부산공장 조립라인 곳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돼있다.크리스마스를 앞둔 22일 르노삼성 부산공장 조립라인 곳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돼있다.


경기불황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말 거리에는 흔히 발견되던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모습을 감췄다. 하지만 22일 찾은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는 라인 곳곳에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부산공장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판매실적 악화로 어두운 표정인 경쟁사 공장과 달리 SM6·QM6 등이 시간당 60대씩 생산되는 조립라인에는 유쾌한 걸그룹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희용 책임은 “고객들의 주문이 밀려 있어 매주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하다 보니 주머니 사정이 좋아졌다”면서 “덕분에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에게 비싼 스마트폰을 선물해줄 수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사실상 최악의 해를 맞았다. 12년 만에 수출 5위 국가에서 밀려난데다 자동차 수출실적 역시 멕시코에 밀려 빅3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GM·쌍용차 모두 연간 판매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판매목표를 낮춰 잡았지만 이마저도 밑도는 실적이 예상된다.

그러나 르노삼성만은 분위기가 다르다. 르노삼성은 다른 브랜드와 달리 당초 20만9,000대로 잡았던 판매목표를 올봄 들어 23만대로 높였다. 이기인 르노삼성 제조본부장(전무)은 “올해 목표치를 뛰어넘는 총 24만3,000대가량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르노그룹 내 19개 공장은 연말 공장 가동이 줄어든다. 재고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그룹 특성상 생산을 다소 줄이더라도 재고를 남기지 않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르노삼성은 고객 주문에 맞춰 차량을 만들어내느라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광신 책임은 “휴일을 반납한 채 이달에도 4일밖에 쉬지 못하고 계속 출근하고 있다”며 “몸은 힘들지만 르노삼성 차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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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국내에서 승승장구하며 그룹의 입지도 높아졌다. 르노삼성은 이날 향후 르노그룹이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을 전적으로 도맡는다고 밝혔다. 독자적인 연구개발(R&D) 수행 능력과 생산 경쟁력을 갖춘 르노삼성에 전권을 위임한 셈이다.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킨 SM6와 QM6 역시 중앙연구소가 세부 디자인부터 설계·부품개발까지 연구개발의 상당 부분을 도맡아 탄생한 차량들이다.

아울러 해외에서 들여오던 QM3도 국내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스페인 공장에서 만드는 QM3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가격경쟁력인데 부산 공장의 생산능력은 이미 르노닛산얼라이언스의 46개 공장에서 톱클래스 수준이라고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내년 전망도 밝다. SM6와 QM6의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데다 QM3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소형 해치백 클리오, 1~2인용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등이 라인업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내년도 국내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초기 품질 1위를 목표로 했다. 2010년 이후 받아보지 못한 트로피다. 이 본부장은 “품질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닛산 규슈 공장을 계속 벤치마킹하는 등 품질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르노삼성은 내년을 노사관계 개선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노동자가 직접 참여하는 노사공동작업환경개선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노사 갈등을 줄이기 위해 사람을 대신할 로봇을 라인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자가 정년 60세까지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전 세계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내년이 이를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부산=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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