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인사이드스토리] 허용수, GS지분 5% 넘겨 주총소집권까지...단순 지분매입인가, 경영권분쟁 예고인가

[人和의 GS에 무슨일이]

허창수 회장 사촌 동생 허용수 대표

지분 매수 광폭행보 최대 주주 올라

4세 경영 앞두고 입지 확대 나선 듯

GS "지분율과 회장자리는 별개"

허창수 회장허창수 회장




허용수 대표허용수 대표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막내 사촌 동생인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는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총 10거래일에 걸쳐 GS그룹의 지주사인 ㈜GS 주식 59만1,383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4.47%였던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5.26%로 상승했다. 지분율이 5%를 넘기면서 이사회에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 있는 권한까지 얻었다. 기존 대주주였던 허창수 회장(4.75%)과의 격차는 0.5%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허용수 대표가 빠르게 몸집을 불리자 재계에서는 GS그룹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섣부르지만 우려스러운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22일 “2004년 GS그룹이 지주사로 출범한 뒤 허 회장이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는 게 일종의 ‘불문율’이었는데 이번에 그 공식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허 대표는 이달 초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한 뒤 불과 며칠 만에 지분율 5% 선까지 넘어서는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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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에서는 2006년 허 회장이 주식 60만5,000주가량을 장내 매도해 지분율이 5% 밑으로 떨어진 후 개인이 5% ‘마지노선’을 넘겼던 사례가 없었다.

허 대표가 장차 지분을 더 확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허 대표는 지난달 말 ㈜GS 주식 중 144만1,401주를 담보로 수백억원대 자금을 빌렸다. 주당 가격을 5만5,000원으로 잡으면 담보가액이 800억원에 이른다. 이달 매수한 지분이 350억원어치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여유가 남아 있는 셈이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GS가 이달 초 임원인사에서 허 회장의 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켜 허 부회장이 차기 그룹 수장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며 “만약 허 부회장이 내년 이후 그룹을 맡아 4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가정하면 3세 막내인 허용수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어 이에 대비한 포석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GS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GS 내부 사정을 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GS의 한 관계자는 “그룹 회장 자리는 지분율이 아니라 가족 간 합의에 따른 추대로 이뤄진다”며 “경영권 분쟁설은 조직원들의 인화(人和)를 중시하는 GS 문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호사가들의 오해”라고 말했다.

이번 지분 매수를 경영권 문제가 아닌 단순한 부(富)의 이전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허 대표가 이달 장내매수로 ㈜GS 주식을 사들이는 사이 허 대표의 부친인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도 비슷한 규모의 주식을 장내 매도해 결과적으로 부자(父子)의 지분율 합계는 이전과 큰 차이 없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허완구 회장이 세율이 높은 증여세를 무는 대신 장내 매도해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양도세를 무는 방식으로 지분을 넘긴 것일 뿐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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