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4개인 전 세계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이 내년 3개로 재편되면 부산항 환적 화물량이 지금보다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부산항을 싱가포르에 이은 ‘세계 2대 컨테이너 환적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환적 화물 확대는커녕 지난해 개항 140년 만에 세운 환적 물량 1,000만TEU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동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해운동맹 재편 과정에서 부산항 환적화물량은 최대 35만TEU(1TEU=길이 20피트 컨테이너 1개)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내년 출범하는 새 해운동맹인 오션얼라이언스와 디얼라이언스 등이 내놓은 내년 항로 재편계획에 부산항을 거치는 아시아~북미항로 수가 15개에서 13개로 줄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부산항 핵심 항로로 꼽히는 아시아~북유럽항로도 3개에서 2개로 감소했다.
KMI는 해운동맹들의 항로 개편이 지난 9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환적화물량이 줄어든 부산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3대 해운동맹이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환적화물량은 아시아~북미항로가 항로당 14만TEU, 아시아~북유럽항로가 8만TEU 정도다. 이에 따라 3개 항로가 줄어들면 약 35만TEU의 환적 물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KMI는 이탈한 환적화물이 부산항으로 다시 유치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보다 강력한 새로운 얼라이언스 개편은 선사간 협력적 환적 비중을 더 증가시킬 전망”이라며 “부산항의 기항 서비스가 줄어든 이번 재편은 고착화돼 (환적물량이) 부산항으로 회귀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환적 물량이 줄어들면서 부산항의 경쟁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KMI는 “해운·항만업계는 얼라이언스와 항로 재편으로 부산항 환적물동량의 최대 3.5% 내외(35만TEU)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부산항을 세계 2대 환적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