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수입 계란 내달부터 6개월간 할당관세 '0%'

AI 여파로 '계란 대란' 현실화에

파리바게뜨 19개 품목 생산 중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N6) 여파로 대형 제빵업체가 일부 품목의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등 ‘계란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다음 달부터 계란 수입 시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난황(액상 노른자), 난백(흰자 분말) 등 여덟 가지 계란 가공품에 대해 0%의 할당 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할당 관세란 수입업자들이 외국산 제품을 수입할 때 일정 물량에 한해 고세율의 관세를 낮춰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현재 관세가 8~30%인 계란 가공 제품을 수입하는 업체는 사실상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이런 결정은 계란 대란이 현실화된 데 따른 조치다. 가격은 오르고 있는 반면 물량 확보도 쉽지 않았다. 급기야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 파리바게뜨는 카스텔라와 머핀·롤케익 등 계란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19개 품목의 생산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가 업계 1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내 제과·제빵업체의 가공용 계란 사용량은 전체 국내 유통량의 21.5%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나머지는 제품의 식감 등을 높이기 위해 신선란을 사용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격 등의 측면을 고려할 때 제과·제빵업체들이 신선란보다는 가공 계란 제품의 사용을 늘리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다만 가격이 계속 치솟는 때를 대비해 신선 계란 수입 시에도 할당 관세(27%→0%)를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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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수입에 드는 항공운송비를 지원해 국내 계란 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국제계란위원회(IEC)의 2015년 연차 보고서를 인용해 AI 청정국인 미국과 캐나다·호주의 계란 가격이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IEC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미국의 계란 산지 가격은 한 알에 94원으로 국내(137원)보다 오히려 낮았다. 캐나다(164원), 호주(157원) 등은 다소 높은 편이다. 미국 계란값을 기준으로 항공운송비 100% 지원 시 한 판(30알) 소매가격이 7,200원, 50% 지원 시에는 한판에 9,48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항공운송비 지원 비율은 추후 수급 상황을 지켜본 뒤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번식용 닭과 산란용 병아리, 알 등도 항공 운송비 50%를 지원해 수입량을 늘릴 계획이다. 당장 28만마리 수입 시 약 6억2,5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이날 기준 AI 여파로 도살 처분이 완료됐거나 예정인 가금류는 모두 2,420만3,000마리에 달한다. 산란계(알 낳는 닭)는 직격탄을 맞아 전체 사육 대비 22.8%에 달하는 1,593만4,000만마리가 살처분처리됐다./세종=박홍용기자 이지성기자 prodigy@sedaily.com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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