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진성희 인하대 교수 "희귀병 앓은 딸 치료하며 나눔 결심"

월급 쪼개 5년 동안 1억 기부 약속

힘든 처지 환자들 보며 상처 극복

병상서 받은 위로 보답하고 싶어

2년 전 '나눔의 공학' 과목 개설

제자들과 봉사하며 큰 기쁨 느껴





교수 월급을 쪼개 5년 동안 1억원을 기부하기로 결심한 것은 희귀병을 앓은 딸 때문이었다. 딸을 치료하면서 희귀병·장애를 앓는 환자들과 가족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더 절망적인 병을 앓으면서도 그들은 힘을 내라고 위로했다.


최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100호 회원으로 가입한 진성희(44·사진) 인하대 프런티어학부 교수는 자신은 부자가 아니라며 “딸을 치료하며 위로받은 것을 보답하고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한 끝에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태어난 딸은 ‘선천성고관절탈구’라는 병을 앓았다. 이 병은 엉덩이·골반·다리뼈나 관절 등에 발생하는 선천성·희귀유전성 질환으로 양쪽 다리가 잘 벌려지지 않거나 길이 차이가 발생하는 증상을 보인다.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병원에서 더 중한 희귀병을 앓는 환자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 수년간의 치료로 딸의 병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병원에서 겪은 경험들은 그의 교육철학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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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4년부터 교양선택과목인 ‘나눔의 공학’을 개설하고 제자들과 함께 ‘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진 교수는 “제자들과 봉사활동을 하며 지역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며 “앞서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삼촌의 추천도 기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나눔 프로젝트는 인천 사회적 약자들의 생활·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관련 제품을 제작해 기부하는 봉사 프로그램이다.

뇌병변장애인을 위해 식사 보조기기를 개발하거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끄럼 방지 화장실을 설계하는 등 소소하지만 장애인 등에게 꼭 필요한 환경을 설계하거나 물품을 제작하는 식이다.

그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이 변하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꼈다”며 “실천하는 나눔은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부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나누는 삶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의든 타의든 봉사활동으로 얻는 기쁨을 체험한다면 기부에 대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장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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