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가벼우면서도 강철처럼 튼튼한 흑연을 만드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한국과 영국 연구진이 공동으로 새로운 적층구조를 가진 흑연 구조체를 만들었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자연계에 존재하는 흑연에선 탄소 원자가 A패턴과 B패턴으로 번갈아 쌓이는 AB적층구조가 유일하다고 알려져 왔으나 이번 연구진은 A구조와 A프라임(A’) 구조가 번갈아 쌓인 AA‘구조체를 개발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재료는 흑연의 기본 구성단위인 2차원적 탄소원자 구조체(그래핀) 가루다. 연구진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크기로 가공된 그래핀 가루에 열이나 플라즈마를 가해 일정 조건에서 처리함으로써 AA’흑연으로 재결정화시켰다. AA’흑연은 나노급 크기의 끈 형태로 만들어지는 데 이 흑연 끈은 단결정이어서 매우 강하면서도 유연하다. 따라서 강도가 높으면서도 탄성이 높은 경량 탄소구조체를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KIST측은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서 활약한 이재갑 KIST 광전소재연구단 박사는 “새로운 물성을 갖는 흑연 구조체를 제조할 수 있는 탄소연금술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연구에는 이 박사팀 이외에도 김진규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팀, 김용일 표준과학연구원 박사팀, 민봉기 영남대학교 박사팀, 이우영 연세대학교 교수팀, 영국 헤리엇-와트대의 필립존 교수팀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21일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리포츠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