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신한·KB·하나금융 대규모 발탁인사…WM·IB 육성에 방점

'철저한 성과주의' 젊은 임원 전진배치…영업조직은 '군살빼기'

신한-일본통 진옥동 법인장 고속 승진…안정적 지배구조 갖춰

KB-지주·은행·증권 CIB·WM 합치며 의사결정 속도 빨라져

하나-본부장 40명중 16명 교체…통합 2년차 맞아 '큰폭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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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점점 악화하는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대규모 발탁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통상적인 인사 관례를 깨고 성과주의에 입각해 젊은 임원들을 다수 발탁했으며 조직은 전체적으로 슬림화했다. 은행들은 특히 영업 조직은 축소하거나 통폐합하면서도 자산관리(WM)나 투자금융(IB) 관련 부서들은 대폭 강화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BNK금융그룹은 28일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신한금융은 내년 초 지주 회장과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데도 불구하고 대규모 인사를 정상적으로 단행해 안정된 지배구조를 갖춘 금융그룹의 모습을 보여줬다.

신한지주에서는 임영진 부사장과 임보혁 부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그룹 전략을 일관되게 이끌 예정이다. 신한은행에서는 성과주의에 입각한 발탁 인사가 이뤄졌다. 이기준·허영택·우영웅 부행장보와 진옥동 SBJ은행(일본 현지법인) 법인장이 부행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이 가운데 ‘일본통’으로 불리는 진 법인장은 상무급에서 부행장보를 거치지 않고 부행장으로 전격 승진 발탁됐다. 또한 허 부행장보와 우 부행장보도 통상 2년이 소요되는 부행장보 직급에서 1년 만에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이와 더불어 박우혁·주철수·고윤주·김창성 본부장이 신임 부행장보로 내정됐다. 신한금융 측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연금사업 등에서 탁월한 실적을 갖춘 임원들을 발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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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임원 인사에서 안정을 택한 대신 조직 개편에 힘을 쏟았다. KB금융은 이날 지주·은행·증권의 CIB와 자산관리(WM)부문을 통합하는 형태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유사한 업무를 묶어 하나의 의사결정체제로 개편한 것이다.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뚜렷해질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WM부문장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기존 상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됐다. WM총괄부문장에는 박정림 여신그룹 부행장, CIB총괄부문장에는 전귀상 CIB그룹 부행장이 각각 선임됐다.

다만 KB국민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임원 인사 폭이 크지는 않았다. 전날 발표한 KB금융지주 산하 계열사 일곱 곳의 사장단 인사와 마찬가지로 안정을 택한 것이다. 허정수 KB금융지주 전무는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해 옮겨왔다. 허 부행장은 KB금융과 현대증권의 주식 교환 등을 이끌며 KB금융이 1조원의 염가매수차익을 거두는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에 승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를 이끈 이동철 KB금융지주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오평섭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전무와 이용덕 국민은행 중소기업금융그룹 전무는 각각 고객전략그룹, 여신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젊은 임원의 발탁도 결정됐다. 하정 국민은행 트레이딩 부장은 자본시장본부장으로 승진해 1967년생 가운데 처음으로 임원진에 합류했다.

통합은행 2년차를 맞는 하나금융은 큰 폭의 쇄신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본부장 40명 중 16명이 승진, 교체돼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본부장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또한 장경훈 그룹전략총괄 전무, 정정희 여신그룹 전무,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전무가 각각 개인영업그룹, 기업영업그룹,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하나금융의 디지털 전략을 이끌던 한 전무는 1966년생으로 은행권 부행장 중 가장 젊은 층에 속한다. 젊은 임원 발탁도 결정됐다.

하나금융은 이와 더불어 본부 그룹 1개, 본부 1개, 부서 11개 축소 등 본점 조직을 슬림화하고 WM사업단·외환사업단·IB사업단·신탁사업단을 각각 신설해 내년에 공략할 분야를 명확히 했다. 또한 일상생활과 금융을 접목한 생활금융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는 ‘생활금융 R&D센터’를 신설하는 등 참신한 조직 개편을 시도했다.

BNK금융그룹도 이날 ‘투뱅크-원프로세스’ 추진을 목표로 한 조직 개편 및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지주사의 경우 일부 부서를 통폐합하고 지주와 부산은행·경남은행 임직원 겸직을 확대했고 법무·디자인 등 양행 후선 업무 일부 기능을 지주로 집중했다. 또한 양행 간 업무표준화 전담팀인 ‘경영혁신팀’을 신설하고 정보기술(IT) 업무의 표준화 및 그룹 전산센터 이전을 추진하는 IT본부도 신설했다. /윤홍우·강동효·이주원기자 seoulbird@sedaily.com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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