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락 매물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배당락일인 28일 주식시장은 우려했던 급락 장세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예상 배당 수익률이 높아진 만큼 주가 하락폭도 클 것으로 봤지만 일부 고배당주의 부진을 제외하면 시장은 차분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7%(17.68포인트) 내린 2,024.49포인트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식을 매수해도 현금 배당을 받을 수 없는 배당락일을 맞아 일부 고배당주들의 매물이 나오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배당락일에는 현금 배당을 하는 종목들의 경우 시초가가 배당액만큼 시가총액이 감소한 것으로 가정한 상태에서 주식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떨어지기 마련이다. 배당을 노리고 들어왔던 투자자들이 배당 관련 종목을 팔아치우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기도 한다. 특히 은행·증권·보험 등 고배당주들이 주로 유가증권시장에 포진해 있는 탓에 배당락일에는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약세를 보인다. 이날도 전통적인 고배당주인 한국전력(015760)과 SK텔레콤(017670)이 각각 4.15%, 2.81% 하락했고 신한지주(055550)(-3.79%), 하나금융(-2.15%), NH투자증권(005940)(-3.37%), 메리츠화재(000060)(-2.20%) 등도 하락했다.
그러나 이날 코스피 하락폭은 당초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200지수의 배당수익률이 1.7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당락일에 지수 하락폭이 예년보다 클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소가 12월 결산법인의 현금배당액이 전년과 같다고 가정하고 산출한 2016년 현금배당락지수도 전일 대비 1.60%(32.68포인트) 낮은 2,009.49포인트였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후 12월 배당락일 때 코스피 수익률은 이론 배당락을 평균 0.8%포인트 웃돌았다”며 “일부 고배당주를 빼면 국내 주식시장의 배당률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배당락일에 시장의 충격도 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