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31일 류철균(50)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긴급체포했다. 류 교수는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20) 씨의 이대 입학 비리와 관련한 업무 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이규철 특검팁 대변인(특검보)은 이날 브리핑에서 “금일 정유라에 관한 이대 학사 비리와 관련해 류철균 교수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 오후 7시께 류 교수를 비공개로 소환해 밤샘 조사를 하고 이날 오전 6시께 긴급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보는 “류 교수가 현직 교수인 점과 진술 태도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긴급체포했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가 정유라 씨에게 대리시험을 보도록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이 특검보는 “조사 과정에서대리시험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정유라의 성적과 관련된 관계자 비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 설명했다. 류 교수는 조사 과정에서 최순실 씨를 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검보는 관련 질문에 “류 교수가 최순실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자세한 설명할 수 없다”고 답했다.
류 교수는 이대 융합콘텐츠학과장으로, 정 씨에게 각종 학사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류 교수는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1993년 소설 ‘영원한 제국’을 써 베스트 작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1997년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작품 ‘인간의 길’이 발표된 이후에는 박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게임·디지털 스토리텔링 연구로 유명한 류 교수는 올해 1학기 수업에서 정 씨에게 가산점을 줘 낙제를 면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출석 미달인 정 씨에게 학점을 줬다는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난달 이대에 대한 감사에서 류 교수의 비위 의혹을 적발하고 그에 대한 경징계 권고와 함께 수사 의뢰를 했다.
류 교수는 최순실 씨의 힘을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 씨와 가깝다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차 씨는 얼굴도 본 적이 없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구치소에 수감된 류 교수는 이날 오후 2시께 특검팀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류 교수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를 받으러 올라갔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 씨는 귀국을 계속 미루고 있다. 특검팀은 20일 정 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데 이어 지명수배를 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등 자진 귀국을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