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정부 요직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상자 추천을 최씨에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사정당국 관계자에 의하면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의 후임자로 지명된 정성근 후보자가 음주운전 등 논란에 사퇴하자 최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본래 장관 인사 검증을 맡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후보를 추천했으나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박 대통령이 최 씨에게 ‘문화계 교수 출신 중 괜찮은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이후 최씨는 차은택 광고감독에게 후보자 물색을 의뢰했고 차씨가 자신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당시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를 추천해 장관이 됐다는 것이 해당 관계자가 밝힌 내용이다.
이같은 내용이 사실로 규명된다면 최씨가 박 대통령에게 인사를 청탁한 것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 먼저 인사를 최씨에게 위임한 것이 된다. 이는 탄핵소추의결서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최씨의 국정개입이 전체 국정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며 최씨의 영향력을 일축했던 박 대통령 측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조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전 장관이 임명된 경위를 포함해 최씨가 정부 요직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최씨의 인사개입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홍주환인턴기자 theh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