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7월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했을 때 쓰인 ‘대통령 말씀자료’에 “이번 정부 임기 안에 삼성의 후계 승계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파악돼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의혹 규명에 주요한 정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해당 독대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했으며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진행했다.
해당 말씀자료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배경은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에 있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말씀자료의 끝 부분에는 “삼성도 문화재단 후원에 적극 참여해달라”는 내용도 있다. 박 대통령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후계 승계를 위한 과정이었음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후원금 출연을 요구한 것이다.
또한 해당 말씀자료를 준비했으며 박 대통령의 지시로 삼성 등 재벌총수들과 독대 일정을 짠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구속기소)은 “난 단 하나도 스스로 판단하고 한 적이 없고 모두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1월 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잘 대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도와주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 주장했지만 이러한 정황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혐의 입증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독대가 이뤄진 지 며칠 후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은 독일로 가 최씨 측과 구체적인 승마지원 계약 협상을 주도했다. 또한 삼성은 독대 이후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다.
현재 특검팀은 당시 말씀자료를 확보해 검토하며 박 대통령이 삼성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거액 출연 및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 등을 요구한 것인지 연결고리를 맞춰가고 있다. 특히 삼성의 출연 및 지원이 삼성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의 찬성한 것에 대한 보답 차원인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홍주환인턴기자 theh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