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개헌을 고리로 1월 말 정계 빅뱅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 우위의 야권 구도에 금이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대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탈당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는 정당 형태가 아닌 ‘국민주권개혁회의’라는 정치적 회의체를 구성해 세력화에 나서고 국민의당과 연대에 나서겠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 현역 의원들의 참여가 미진할 것으로 보여 영향력은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과 국민의당의 연대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가세하지 않는다면 정치지형을 뒤집을만한 반전 카드가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과 지난 3일에서 4일 이틀동안 전화 인터뷰를 한 결과 통화가 되지 않았던 김병욱, 임종성 의원 등 일부를 제외한 전원이 탈당 의사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과 임 의원도 손 전 대표의 국민주권개혁회의에 참여할 가능성은 있으나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계가 탈당을 주저하는 이유는 명분과 실리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초선의원이 많아 총선 직후 바로 당을 떠나기에는 짊어지고 가야 할 부담이 많다.
양승조 의원은 통화에서 “탈당할 가능성은 0%”라며 “간다고 해도 명분이 있어야 가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어기구 의원도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잘하고 있는데 아무리 친하다고 해서 나갈 수 있겠느냐”며 “정권교체에 힘을 써야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정춘숙 의원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탈당을 할 수 있겠느냐”고 답했고 김민기 의원과 고용진 의원, 전혜숙 의원도 “탈당에 대해 생각을 하거나 의원들끼리 논의를 한 적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전화해본 결과 보따리 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김동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몇명은 직접 탈당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손학규계가 탈당은 하지 않더라도 민주당에 남아 손 전 대표를 측면 지원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이들 대다수는 손 전 대표가 주최하는 토론회나 비문, 국민의당 주최의 개헌 토론회에 참석하며 당내 개헌 기류 확산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박형윤·박효정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