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형사합의금과 변호사 선임비용 등 자동차보험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형사적, 행정적 책임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손해보험업체들은 매년 100만명 이상이 운전면허를 신규 취득하는 등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보고 상품과 마케팅을 활용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부화재는 운전자보험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로 1~11월 기준 운전자보험 누적 실적은 193억원으로 삼성화재(178억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력 상품인 운전자보험은 앞으로 위험손해율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4분기 이후 집중해온 운전자보험 판매 등 위험보험료 관리 노력의 결과가 올해 지표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 위험손해율 개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도 차별화된 장기보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위험 손해율의 안정화에 대한 신뢰성이 매우 높다”며 “올해 세후 마진율은 4.9%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상승은 안정적인 주가흐름으로 이어진다. 동부화재의 주가는 지난해 4월 7만7,900원으로 고점을 형성한 후 6~7만원대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금융당국의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부화재는 핀테크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상품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화되는 UBI(Usage Based Insurance) 자동차보험, SmarT-UBI 자동차보험을 선보였다. 별도의 단말기를 장착해야 하는 기존 해외 UBI 상품과 달리 스마트폰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어 매우 간편하다. SK텔레콤 T맵 운전습관 메뉴에 동의한 이용자가 500km 이상을 운전하고 받은 안전운전 점수가 61점 이상이면 가입할 때 5%의 보험료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혁신성을 인정 받아 자동차보험 최초로 6개월의 독점적 판매 권한(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판매 채널 운영의 효율성 극대화도 진행 중이다. 동부화재는 채널별 강한 조직력과 영업 경쟁력을 앞세워 판매채널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설계사 중심의 전통 채널 영업 외에도 독립법인대리점(GA), 방카슈랑스, 홈쇼핑 등 멀티채널 제휴를 확대하고 신규 사업모델을 창출해 각 부문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PA(손해보험 중재인) 채널은 고능률 PA 육성으로 정예화를 추진하고 우량 GA 관리 역량을 강화시켜 GA 채널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요 수익창출원 중 하나인 자산운용 부문의 성과도 돋보인다. 동부화재는 전통적으로 자산운용 역량에서 강점을 보여왔는데 이는 타사보다 먼저 해외에 진출해 다양한 투자를 지속해왔고 국내 채권 운용도 공격적으로 하면서 높은 수익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올해 자산운용 전략을 재수립하고 보유이원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등 자기자본 관리를 강화해 자산운용의 본원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