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구조조정 한파에...제조업 취업자 7년만에 줄었다

조선 등 '기타 운송장비' 취업자수

작년 12월 3만1,000명이나 감소

휴대폰·LCD공장 잇단 해외이전에

전자부품·통신부문도 3년째 줄어



제조업 취업자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시장이 극도로 얼어붙었던 2009년 이후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358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09년 10월 이후 7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업종별 구조조정으로 8,000명 줄었다. 이후 제조업 취업자는 같은 해 12월 3만6,000명 증가세로 돌아선 뒤 2010년 12월 17만5,000명까지 증가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2011년 이후 매년 증가폭이 조금씩 둔화되더니 급기야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중에서 고용 악화가 가장 뚜렷한 업종은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조선업이다. 조선·철도·항공장비 등을 만드는 ‘기타 운송장비’ 취업자 수는 17만9,000명으로 무려 3만1,000명이나 감소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선박 수주 감소 등 경기 악화로 기타 운송장비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감소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해 6월 1만2,000명이었던 감소폭은 8월 2만2,000명, 10월 2만5,000명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조업 가운데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취업자 수도 51만6,000명으로 1만3,000명 줄어들었다. 2014년 1월 이후 36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견디다 못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휴대폰·액정표시장치(LCD) 등의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련기사



해양수산부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LNG추진선박 연관산업 육성 추진단 협의회’의 참석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설명을 듣고 있다. 해수부는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어려운 상황에 빠진 국내 해운·항만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LNG 선박 관련 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해양수산부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LNG추진선박 연관산업 육성 추진단 협의회’의 참석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설명을 듣고 있다. 해수부는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어려운 상황에 빠진 국내 해운·항만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LNG 선박 관련 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조업에서 또 눈길은 끈 것은 대기업의 고용 사정이 중소기업보다 오히려 더 나빴다는 것이다. 300인 미만 기업은 5,700명이 증가했지만 300인 이상 업체는 6,100명이 감소했다.

서비스업 상황도 좋지 않다. 취업자 수가 제조업처럼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증가폭이 둔화됐다. 도·소매업 증가폭은 2015년 12월 8만6,000명이었지만 지난해 12월 6만1,00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2015년 12월 7만2,000명 늘어났던 숙박·음식점업은 지난해 12월 4만7,2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업서비스업과 보건복지업도 취업자 수가 늘기는 했지만 증가폭은 감소했다. 다만 서비스업 중 해운산업을 포함하는 수상운송업의 경우 2013년 이후 취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체 취업자 수는 1,263만7,000명으로 29만1,000명(2.4%) 증가했다. 2016년 9월 이후 4개월째 20만명대의 낮은 증가폭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년 동월인 2015년 12월의 증가폭(44만3,000명)에 비해서도 한참 낮은 수준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조선업 구조조정까지 이뤄져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며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고용 감소 추세가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liy.com

임지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