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구원투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됐다.
김인식 WBC 한국야구 대표팀 감독은 1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 코칭스태프 회의 끝에 오승환을 대표팀에 발탁하기로 결정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은 꼭 필요한 선수다. 대표팀에 넣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있는 선택이다. 오승환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지난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국내 리그 정규시즌 경기 50%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오승환은 미국프로야구 선수라 KBO 징계는 적용되지 않았다. 국내 리그에 복귀할 때만 적용되는 애매한 징계다. 대표팀 경기에도 적용된다는 조항은 없어 오승환이 WBC에 출전하는 데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 하지만 국내 리그에서 물의를 빚은 선수가 벌금만 내고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다는 데 일부 팬들은 반감을 표시해왔다. 김 감독도 그동안 국민 정서를 고려해 예비 엔트리와 최종 엔트리에 오승환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그러나 김광현(SK 와이번스)의 부상 낙마 등 특히 마운드의 전력 약화가 커지자 김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비난 여론에도 오승환을 대체선수로 뽑기로 결정했다.
오승환은 지난 6일 개인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대표팀은 오승환의 선발을 공식화했지만 소속팀인 세인트루이스가 허락해야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은 대표팀에 뽑히면 구단에 대표팀 합류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비판 여론이 있는 것도 알고 있지만 오승환은 나라를 위해 뛰며 만회하려는 마음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다른 메이저리거들은 구단의 반대로 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7 WBC는 오는 3월6일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