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리라화 연일 최저치...터키 외환위기설 '솔솔'

1弗당 3.93리라...올 12%나 ↓

보유외환 가용액 350억弗 불과

터키 리라화 가치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면서 외환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터키 리라 환율은 1달러당 3.93리라로 전날보다 4% 급등(가치 하락)했다. 지난해 달러 대비 17% 평가절하된 리라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도 12%나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의 직격탄을 맞은 멕시코 페소화보다 가치하락 폭이 2배나 큰 것이다. 전날 터키 중앙은행이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0.5% 인하하는 등 대응에 나섰으나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대선 이후 모든 신흥국 통화가 절하되고 있지만 터키는 거의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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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이후 신흥국 통화의 절하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쿠데타 세력 숙청 등 정치불안, 테러 위협, 시리아 국경분쟁, 막대한 규모의 외채와 경상수지 적자, 외환보유액 부족 등 터키의 고질적인 문제가 불거지며 악재가 겹친 탓이다. 특히 터키의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환투기 세력이 리라화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외환보유액은 지난 2016년 말 기준 1,060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당장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 가용액은 350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정부는 리라화 투매 세력에 대해 ‘경제 쿠데타’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터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결국 무릎을 꿇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체 프라프케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는 “리라화 급락을 막기 위해서는 다음 중앙은행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며 “외화 공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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