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남성민 부장판사)는 13일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정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의 행동으로 사법권의 존립 근거인 국민의 사법신뢰가 현저히 추락했다”며 “죄질이 나쁘고 범정이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함께 재판을 받은 김수천(58)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에게는 징역 7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정씨는 2014∼2015년 재판 결과가 잘 나오게 해달라며 김 부장판사에게 ‘레인지로버’ 차량 등 금품 1억5,000여만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잘 봐달라며 법조 브로커 이민희(57)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조사과 김모 수사관에게 2억2,000여만원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수사 중 회삿돈 108억원을 빼돌리는 등 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도 받았다.
정 씨의 전 방위 법조계 로비 실태는 정 씨가 원정도박으로 구속 재판을 받던 중 수임료를 둘러싸고 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실랑이를 빚은 것을 계기로 세상에 드러났다. 정 씨는 최 변호사에게 수십억원을 줬으나 보석 결정을 받지 못하자 접견 중 최 변호사의 팔을 꺾었고 최 씨가 경찰에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수임료가 알려지고 이후 두 사람 사이 비방과 폭로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 최 변호사는 1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을, 최 변호사 측 브로커 이동찬(45)은 징역 8년을 받았다. 정씨 측 브로커 이민희도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이 과정에서 검사장 출신 홍만표(58) 변호사는 정씨의 원정도박 혐의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에 처해졌다.
이날 정씨와 김씨 선고에 따라 ‘법조 게이트’ 관련자들의 1심 선고는 대부분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