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최근 몇 년 사이 5대 신성장 산업에서 지역의 미래를 찾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섬유와 자동차 부품 등으로 대표되는 대구의 기존 산업 틀을 미래형 자동차, 물, 의료, 청정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5대 첨단 산업으로 바꿔 침체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이들 신산업 육성을 위한 씨앗을 뿌렸다면 올해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단계적으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5대 신성장 산업 가운데 특히 대구가 공을 들이는 분야는 전기자동차·자율주행자동차 등 이른바 미래형 자동차다.
자동차부품연구원과 함께 미래형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한 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있으며 올해부터 하나씩 결실을 맺기 시작할 예정이다.
먼저 디아이씨(DIC)는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내에 4만㎡ 규모의 전기상용차 생산공장을 건립, 올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이 공장은 국내 첫 전기상용차 제조공장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기계 생산기업인 대동공업도 르노삼성·LG전자와 손잡고 대구에서 1톤급 전기상용차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파워트레인 시스템 및 국산 부품을 장착하고 1회 충전으로 25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국비와 민자 등 247억원을 투입하게 되며 오는 2020년부터 단계적 양산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쿠팡이 대구산 전기상용차를 구입해 ‘로켓배송’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초기 수요처도 확보된 상황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세계 전기자동차 1위 기업인 테슬라로부터 대구 미래 자동차 육성 로드맵의 협력 파트너로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달 18일 테슬라 아시아태평양본부장이 대구를 직접 방문해 협력 로드맵을 만들게 된다.
자율주행차 산업 육성을 위해 대구를 테스트베드로 구축하는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대구수목원~테크노폴리스 도로(12.95㎞)와 테크노폴리스 내부도로(2.35㎞)에 자율주행차 부품·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전국 유일의 자율주행차 규제 프리존 조성도 추진한다.
이들 사업을 통해 지역 대표 산업인 자동차 부품 산업의 구조를 미래형으로 완전히 탈바꿈시킨다는 것이 대구시의 구상이다. 대구·경북에는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직·간접 업체가 1,645개(2014년 기준)에 이르고 국내 자동차 관련 100대 기업 중 24곳이 집적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지난해 ‘규제프리존특별법’을 통해 ‘대구=자율주행차’ 등 지역별로 맞춤형 혁신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탄핵 정국 등의 여파로 입법 동력이 떨어지면서 처리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자율주행차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재정 사업이 대구에서 속속 추진될 수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경제 체질을 미래형 자동차 등 친환경 첨단 산업으로 바꾸고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올해 미래산업 육성추진단을 구성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