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오바마 "트럼프는 변화의 후보…과소평가 말아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나흘 뒤 백악관을 떠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변화의 후보였다”고 평가했다. ‘변화’는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대권에 도전하면서 내세웠던 대표 구호 가운데 하나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BS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밤 방영된 이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도널드 트럼프도 기본적으로 당신처럼 변화라는 주제를 들고 나왔다’는 말을 듣자 “그(트럼프)는 변화의 후보였다”고 맞장구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트럼프)는 그의 지지자들과 교감하는 능력을 갖췄다”며 “그 점을 토대로 그(트럼프)는 어떻게 선거운동을 진행해야 하는지, 혹은 대통령후보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전통적인 기준들 가운데 일부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이제 그(트럼프)는 (국가 운영을 위한) 조직을 만들어가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한 오바마 대통령은 “그 작업이 그 자신은 물론 그가 자신의 비전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일종의 시험이 될 수 있고, 따라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배우 메릴 스트리프를 ‘과대평가됐다’고 비판한 데 대해 어떤 의견이 있는지를 질문받자 “무엇보다도, 그 누구도 그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는 45대 미국 대통령이 될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직접적으로 그에게 충고한 유일한 한 가지는, 그리고 공화당의 친구들과 미국 전역의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규범이나 전통적 제도들 중에 남아있어야 할 정당성을 가진 것들을 녹슬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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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권을 완전히 뒤바꿀 누군가가 나타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바꿀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기성 정치권이 “권력을 많이 가진 누군가가 변화의 방향을 가리키는” 구조로 형성됐기 때문에 “그리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연방의회 의원들이 정당을 불문하고 경제나 테러리즘 같은 모든 사안에 대해 헌신적으로 일하고는 있지만, 그들 모두에게 공통적인 문제는 재선”이라며 “만약 다른 사람들과 협력한 일 때문에 재선이 어려워진다고 판단된다면 그들은 협력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임 중 되돌렸으면 하는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웹사이트가 가장 좋은 사례일 것 같다”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논쟁적이면서도 매우 큰 일을 진행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면 첫날이나 첫주, 첫 달부터 제대로 작동됐어야 했다”며 “명백한 관리 실패 사례”라고 말했다. 2013년 10월 오바마케어에 따른 건강보험 가입이 시작됐을 때 미국 정부는 통합 웹사이트를 운영했지만, 첫날부터 마비된 것을 비롯해 이후에도 여러 번의 접속불량과 그에 따른 보험가입 실패 사례가 이어졌다. 이는 야당인 공화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물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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