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공임대주택에 연봉 1억 세입자 수두룩하다니

저소득층 주거지원을 위해 지어진 공공임대주택에 억대 연봉자가 대거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재정연구원이 2014년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장기공공임대주택 거주자를 소득분위별로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장기공공임대주택 거주자 중 소득 6분위 이상이 22%에 달했다. 지난해 기준 소득 6분위 가구의 연간 소득은 5,100만원으로 중산층에 해당한다. 장기공공임대주택 10채 가운데 2채에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얘기다.


더 놀라운 것은 연간 소득 1억2,000만원이 넘는 최고소득층인 소득 10분위가 1.61%라는 사실이다.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고 싶어도 언감생심인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장기공공임대주택은 10년 이상 임대 목적으로 국가·지방자치단체 재정이나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건설된다. 편의시설 설치와 보수비용까지 세금으로 지원한다. 특히 임대료가 시중 시세보다 상당히 싼 편이어서 입주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주거비 혜택을 받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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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와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증진을 위해서다. 그런데도 부유층까지 버젓이 임대주택에 거주한다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당국의 허술한 입주 재심사 탓이 크다고 한다. 한번 입주하고 나면 소득이나 재산이 증가하더라도 별다른 조치가 없으니 엉뚱한 사람들이 마냥 눌러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부적격자의 임대주택 거주는 사회적 논란거리가 된 지 오래인데도 고쳐질 기미가 없다. 무늬만 서민들이 편법을 동원해 서류상 입주자격을 맞춰 거주하는 경우도 여전하다. 사회정의와 서민복지 정책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부적격자를 가려내 부당하게 받은 지원을 전액 회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엄격한 입주자격 심사는 물론 정기적인 재심사를 통해 실제 형편이 어려운 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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