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지사는 이날 출마선언문을 통해 “새로운 30년, 누구와 시작을 하겠느냐”며 “입으로만 새로운 것을 말하지 않고 몸과 마음, 그리고 행동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대선 출마 뜻을 공식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것이 시대교체의 시작”이라며 “세상을 바꿀 젊을 리더십, 안희정이다. 여러분 함께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지사는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페이스메이커’나 ‘차차기론’에 가려 지지율이 답보해 왔다. 이에 안 지사는 50대 기수로서의 세대교체론과 화합의 리더십, 민주당 적자론 등을 내세우며 대권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번 대선 출마로 꼬리표처럼 달라붙었던 차차기론을 불시기키고, 문 전 대표와 정면 승부를 해 나갈 수 있을 지 최대 관심거리다.
안 지사는 “이제 다름보다는 같음을 이야기하자”며 국민 통합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사투리는 달라도 성격은 급하다. 춤과 노래로 흥을 즐긴다”며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배척하기보다는 서로를 가슴에 품어 안자”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보수적 노년층 유권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충남 도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대 진영으로부터 적대적 반감층이 많은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비해 중도진영을 포용할 수 있는 후보가 자신임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지사는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다수당에 총리지명권을 주겠다”며 “총리는 내각을 통할하며 내치에 전념한다.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5천만 국민을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장기적 국정과제에 몰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국회에 총리지명권을 줘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또 국가외교안보전략회의를 구성해 초당적으로 외교 문제를 대처하고 미국과 중국의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안보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미국과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다양한 국제문제를 협력하는 글로벌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고 한중 관계는 경제, 사회, 인문 협력의 범위를 넘어 정치, 안보 분야의 소통과 협력으로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사드배치와 위안부 합의 문제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도적 스탠스를 취한 안 지사는 외교·안보 문제에서 만큼은 진영을 초월한 입장을 보이며 중도층에 호소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안 지사는 당심을 겨냥해서 민주당의 적자임을 호소했다. 그는 “저의 직업은 정치인이고 직장소재지는 민주당”이라며 “이십 대 후반에 정치권에 입문한 이래 저는 김대중, 노무현의 길을 따라왔다”고 밝혔다. 또 “언제나 저보다 당이 먼저였다. 당이 감옥에 가라면 갔다. 당이 감옥 간 것을 이유로 공천을 주지 않아도 남아서 당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적자를 내세운 것은 친노라는 좁은 프레임에 머물고 있는 문 전 대표보다 민주당 지지층 등 폭넓은 지지층 확보를 통한 외연확대를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저는 민주당의 적자이며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반드시 제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