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로터리]캐피털업계에 대한 낙인효과 경계해야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지난해 국내 금융시장은 어느 때보다 불안정성이 큰 한 해였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국내 기간산업의 구조조정 등 시장의 불안요소들이 현실화함에 따라 그 영향은 더 크게 다가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캐피털업계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일부 캐피털사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캐피털사는 주로 중소기업의 시설·운영자금 및 가계의 생활자금 지원 등 국민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의 부정적 평가 및 전망이 지속적으로 발표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캐피털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수요 위축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일부 캐피털사의 경우 영업 및 경영상 큰 문제가 없음에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제학에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낙인효과)’라는 말이 있다. 한 번 부정적으로 낙인찍히면 실제로 더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다른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인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털사는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과 평가보고서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므로 신용평가사의 평가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영향력을 가진 신용평가사의 업계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캐피털사의 조달비용을 증가시켜 영업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이는 다시 신용등급 하락과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게 되는 악순환을 야기하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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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캐피털사의 자동차 금융 편중 영업,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대내외 변동성에 따른 유동성 문제 등으로 캐피털업권을 타 금융업권과 비교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캐피털업계의 긍정적 요인 역시 고려돼야 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 산업 중 하나로 캐피털사들은 자동차 금융에 특화된 노하우를 통해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금융에서는 안정적인 채권 확보와 낮은 연체율로 자산 건전성도 양호하다. 또 캐피털사들은 중소기업에 특화된 관계형 리스·할부 영업 및 일반 신용대출 영업 등 특성별 맞춤형 영업 및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신용평가사와 캐피털사 간의 소통으로 업계 상호 간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앞으로 신용평가사는 캐피털업계와의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신용등급 평가 기준 및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부여해 시장불안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또 캐피털업계는 부동산 리스와 보험대리점 업무 등의 부수 업무 확대로 수익을 다변화하는 등 채권시장에서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상호 노력으로 캐피털업계에 대한 낙인효과를 불식시키는 한편 캐피털업권이 국내 금융시장의 한 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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