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안희정 "내가 민주당 적자"...대권출마 선언

문재인과 정면 승부 예고

文 "환영...멋진 경선 기대"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겸한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 행사를 열고 현장과 온라인상 각종 질문에 즉답하고 있다./연합뉴스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겸한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 행사를 열고 현장과 온라인상 각종 질문에 즉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지사는 세대교체론과 민주당의 적자임을 강조하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페이스메이커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친노 가문 출신이던 두 사람은 이번 대선을 통해 동지적 관계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는 라이벌로의 관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안희정의 전무후무 즉문즉답’이라는 토크콘서트를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지사는 오전10시께부터 5시간 동안 토크콘서트를 열고 젊은 정치인으로서의 패기와 소통을 강조하며 대선에 출마하는 심정과 공약을 발표했다.


안 지사는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문 전 대표를 향해 “제가 그동안 말이 어눌했다. 제 말문이 트이지 않은 것은 문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라며 “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문 전 후보 얘기를 안 하니 ‘차차기에 도전하는 거냐’는 말이 나와 얘기를 잘 못하겠더라. 하지만 저의 계절이 왔다”며 사실상 문 전 대표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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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는 특히 세대교체론을 강조하며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웠다. 그는 “입으로만 새로운 것을 말하지 않고 몸과 마음, 그리고 행동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의 그림자가 짙은 분이라 어떻게 보면 옛 정치를 떠올리게 한다”며 “안 지사가 세대교체를 강조한 이유는 문 전 대표와 차별을 시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민주당의 적자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20대 후반에 정치권에 입문한 이래 저는 김대중·노무현의 길을 따라 왔다”며 “언제나 저보다 당이 먼저였다. 당이 감옥에 가라면 갔다. 당이 감옥 간 것을 이유로 공천을 주지 않아도 남아서 당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의 적통 강조는 호남과 당내 비문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비문세력이 결집된 호남 지지를 등에 업어야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를 앞지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데다 호남 민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펴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해 두 사람의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판단에서다. 더구나 민주당 적자 발언은 친노 프레임에 갇혀 있는 문 전 대표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안 지사는 “저는 민주당의 적자이며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반드시 제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지사는 공약 발표를 통해 화합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헌법의 의회 중심제적 요소를 존중,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다수당에 총리지명권을 주겠다”고 밝혔고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회의체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또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도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의 경제공약을 발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등 여권의 안보정책과 경제정책을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는 문 전 대표와 달리 보수 진영까지 흡수하겠다는 게 안 지사 측의 설명이다. 안 지사는 폴라티 차림으로 행사장에 나왔고 안 지사의 부인도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점심을 ‘88만원 세대’의 상징으로 알려진 ‘컵밥’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행사장에는 안 지사의 두 아들을 비롯해 친노 핵심인사였던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 지사의 출마 선언에 문 전 대표는 “우리는 ‘원 팀(one team)! 언제나 동지”라며 “멋진 경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안 지사님의 출마 선언을 환영한다”며 이같이 밝히고 “후보가 누구든, 우리는 이긴다”고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자신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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