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독자세력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10월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이렇다 할 정치적 기반을 갖추지 못했던 손 전 대표가 독자 지지 기반을 확보하면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더불어민주당 내 비문세력의 핵심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의 연대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손 전 대표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국민주권개혁회의’ 창립대회 기조연설을 통해 “구체제의 청산과 신체제 건설에 앞장서는 개혁의 전사가 될 것”이라며 “신체제 건설에 동참하겠다는 모든 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으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과 한국 정치의 새판을 짤 것”이라며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이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기득권과 특권을 타파,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건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전 대표는 여야 정치권의 패권 세력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손 전 대표는 “정치권의 기득권 세력도 혁파해야 한다”며 “새누리당 잔존 세력은 한국 정치의 전면에서 물러나야 하고 야권에도 혁파해야 할 기득권 세력이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이어 “당의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지극히 폐쇄적으로 당을 운영해온 민주당의 패권 세력은 새누리당 세력과 더불어 구체제의 한 부분”이라고 사실상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친문·친노 세력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은 구체제를 연장하려는 기득권 세력, 패권 세력 대(對) 신체제를 건설하려는 개혁 세력의 맞대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전 대표는 “개헌은 제7공화국을 이루는 수단”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없애고 승자독식과 양당 담합으로 유지되는 양당체제를 다당체제와 합의제 민주주의로 바꾸는, 대한민국의 기본 틀을 바꾸는 개헌이 아니고는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없다”고 위기 극복을 위해 개헌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김종인 전 대표 등이 참석해 친밀감을 과시했다.
손 전 대표가 독자세력화에 나서면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손 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간 연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세 명은 연대설에 대해 온도 차는 보였지만 연대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여기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도 참여할 경우 여야 패권 세력을 제외한 제3지대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제3지대를 국민의당이 주도하느냐 아니면 손 전 대표의 개혁회의가 주도하느냐는 대선주자 간 이해관계와 맞물려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손 전 대표의 개혁회의의 경우 현역으로는 이찬열 의원 1명뿐이라는 점에서 세 확대에는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