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엽 한국은행 산업고용팀 과장은 25일 한은이 발간한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대학생의 취업 관련 행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노동시장 양극화가 대학생들의 취업확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 자료를 활용해 2004∼2013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및 노동시장 양극화가 청년층 고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대학 졸업자 11만5,000여명을 살펴본 결과,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할수록 대학 재학 기간이 늘어나고 대학원 진학, 다른 학교 편입 등 재진학 확률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양극화는 보통 근로자 간 임금 차이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말한다.
보고서는 “노동시장 양극화는 대졸자의 일자리 탐색기간 장기화에 영향을 미친다”며 “탐색기간은 경기적 요인인 GDP 성장률보다 노동시장 양극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 양극화는 GDP 성장률보다 대졸자들의 탐색기간을 5∼6배 연장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각할 때 청년층이 직업선택에 신중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동시장은 임금이 높고 근로환경이 좋은 ‘1차시장’과 임금이 낮고 환경이 열악한 ‘2차시장’으로 분리할 수 있다.1차시장과 2차시장 간 이동의 제약이 크면 청년층이 첫 직업을 택하는 데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통해 청년취업 확대와 일자리 탐색기간 축소 등 청년고용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며 “청년실업 정책은 일자리의 양적 확충뿐 아니라 노동시장 간 이동을 유연하게 하는 직업별·직종별 차별 개선과 각종 규제 정비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