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박원순 불출마선언, 향후 지방선거 염두에 둔 차선책인듯

일차적 원인은 낮은 지지율이지만

서울시장직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

경선 결선투표 위한 ‘2위 싸움’ 보다 치열해져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각종 여론조사 등 지지율이 신통치 않은 것이 일차적 원인이지만 내년으로 예정된 지방선거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안전하고 시민들이 행복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 대신 서울시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탈당설에 대해서는 측근인 박홍근 의원이 “절대 아니다”라며 “이후 대선 승리에 당원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 시장은 불출마를 결심한 일차적 원인이 여론조사 등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의원은 박 시장의 불출마 이유를 묻자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했다”며 “국민들을 만나고 현장을 뛴 결론 끝에 ‘박원순에게 기회 오는 시점이 아닌 것 같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 주간동향에서 박원순 시장의 1월 지지율은 첫째 주 4.3%, 둘째 주 4.4%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주 3.4%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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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선 레이스를 뛰면서 서울시장직조차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새누리당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을 받기만 한다면 당선될 가능성은 상당하다. 더구나 지난해 4·13 총선에서 서울시 지역구 49석 가운데 민주당이 35석을 싹쓸이하며 시장직을 노리는 의원이 늘어나 본선보다 당내 경쟁이 훨씬 뜨거울 전망이다.

박 시장의 불참으로 경선 결선투표를 위한 당내 2위 싸움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당내 지지율 2위를 기록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을 안희정 충남지사가 바짝 쫓고 있는 형국이다. 이재명 시장이 박원순 시장, 김부겸 의원과 형성한 일종의 ‘비문 연대’에서 박 시장이 이탈했으나 ‘친노(친노무현) 적자’를 강조해 온 안 지사가 여기 합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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