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손잡아도 모자란데…조선3사 '특허 이전투구'

대우조선, 삼성·현대重과 3년째

LNG 재액화 기술 특허소송 벌여

日 조선사 4곳은 상선 사업 제휴

어부지리로 中·日에 기술 뺏길판

# 천문학적 규모의 국민 혈세(血稅)가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은 3년째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상대는 다름 아닌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4년 액화천연가스(LNG) 재액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자 삼성과 현대가 ‘무효’라며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마바리조선그룹과 미쓰비시중공업·오시마조선·나무라조선 등 일본 조선 4개사는 지난해 상선 사업 제휴 협력을 전격 발표했다. 공동 수주와 부품 공동 조달을 넘어 첨단 선박 기술 개발도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 조선업을 겨냥한 전략적 협력이라는 시선이 많다.


전 세계 조선 경기가 바닥까지 내려앉아 조선소들의 일감이 뚝뚝 떨어지는 와중에 국내 조선 빅3 업체들 간 특허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경영 위기 타개에 온 힘을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에 ‘갈 데까지 가겠다’며 특허 소송을 멈추지 않고 있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LNG 재액화 기술 특허를 놓고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과 벌이는 소송에서 2심 특허법원의 결정에 불복, 최근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4년 LNG 운반선 부분 재액화 기술을 특허로 등록한 게 소송의 발단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사 고유의 기술이 적용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우조선해양이 특허를 낸 기술은 이미 쓰이고 있는 기술로 특정 업체가 특허를 앞세워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없다는 게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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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재액화 기술은 LNG 운반선이 LNG를 운송하면서 자연 기화하는 약 0.1%의 천연가스(일일 기준)를 재액화해 이를 연료로 재사용하거나 다시 화물창으로 넣어 운송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자동차로 치면 연비가 좋아지는 셈이다.

오는 2020년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친환경 선박 연료 규제에 맞춰 LNG 추진선에 대한 니즈가 늘면서 조선소들은 이 기술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국내 조선 3사가 이런 특허 소송을 벌이는 데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선박 수주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힘을 합치기는커녕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가 보유한 기술은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돼야 한다”면서 “어부지리로 중국이나 일본 조선업계에 관련 기술이 넘어가지 않도록 정부의 중재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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