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방식 재고해야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





지난 2001년 3월 개항한 인천공항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항공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2013년부터 제2여객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오는 10월 개장 예정이다. 세계 최고공항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2터미널에는 면세점을 포함한 다양한 최첨단 시설이 들어선다. 제2터미널 면세점은 이미 시장점유율 1위인 우리나라 면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기회를 면세산업 발전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 단계부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해야 하는데 기존 ‘최고가 입찰’ 면세점 사업자 선정방식이 면세산업 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인지 평가가 필요하다.


면세점 수익구조를 보면 우선 비용은 크게 상품 구입비용, 점포운영비, 그리고 면세점 고객 유치를 위한 광고·프로모션 비용으로 구분된다. 상품 구입비용은 면세점 사업자 규모가 클수록 감소하고 광고·프로모션은 공항 면세점의 경우 출국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기 어렵다. 따라서 점포운영비 투입 여력이 높아지게 되고 임대료 지불 여력 또한 높아진다. 그러나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은 국제공항 입점의 상징성과 연간 매출 2조원 시장규모로 인해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 측면에서 인천공항이 선호하는 ‘최고가 입찰’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인천공항의 수익제고에는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며 면세점 임대수입은 인천공항 수입의 40%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수입원이다. 그러나 수익흐름 관점에서 보면 최고가 입찰 방식은 단순히 공항 면세점 사업자의 수익을 인천공항의 수익으로 이전하는 모델에 지나지 않고 인천공항 수익 제고가 면세점 사업자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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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국가에 비해 관광 인프라가 열악한 국내 관광산업에서 면세점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해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최초 방문하는 목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믿을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면세물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관광정책 변화로 면세점 시장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기존 인천공항 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시장의 상징으로 인식돼 다수의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공항 면세점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공항 면세점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시내면세점의 흑자로 메우는 방식으로 운영돼왔지만 국내외 면세점 시장 환경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공항면세점과 시내면세점이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 인천공항 면세점 자체 수익을 통해서 생존하지 못하는 적자 공항 면세점은 불확실한 경쟁 환경에서 면세점 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면세산업은 국가로부터 세금을 면제받으며 국내 관광에 기여하는 정도가 큰 만큼 공익적인 목적에도 기여해야 한다. 인천공항이 현재 면세점으로부터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더라도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사업자 수익이 낮아지고 면세점 산업 경쟁력이 악화되면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결국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와 인천공항의 경쟁력 상실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 방식은 이런 측면을 심사숙고해 관계기관들이 허심탄회한 논의를 거쳐 지혜를 모아 결정해야 한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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