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의 골자는 한미동맹 강화 합의다. 두 정상은 날로 강도를 높여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에도 방점을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 문제에서도 100%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군사·안보동맹으로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런 흐름에서 황 권한대행은 ‘이른 시일 내’ 한국 방문을 제의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흔쾌히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의 한국 배치 결정과 미국 신정부 출범 등이 맞물리면서 동요하고 있던 양국 관계를 공고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물론 한 번의 통화로 한미관계가 모두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안보문제에서 양국 정상 간에 의견일치를 봤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양국 정상 간 통화가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내외에 천명하는 기회로 해석해도 좋은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미국 행정부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졌다. 일자리 등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문제를 언제든 희생시킬 준비가 돼 있다. 그렇다면 한미관계도 기존의 틀 안에서 어느 정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있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일본 또한 다음달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통상이익 측면에서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센카쿠열도 등 안보문제를 제1의제로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