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세계적인 바이오 제약사가 대형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사시키고 있다. 자체적인 신약 기술 개발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외부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J&J)은 지난 26일 300억달러(약 35조원)에 스위스의 바이오벤처 악텔리온(Actelion)을 인수했다. 양사는 이날 주당 280달러, 총 300억달러라는 M&A 조건에 합의했으며 최종 거래는 올 상반기 안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악텔리온은 벤처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매출 규모가 전 세계 40위권에 이르는 제약사다. 300억달러의 인수 규모는 존슨앤존슨 역사상 최대 규모로 악텔리온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존슨앤존슨은 이번 인수로 악텔리온의 강점인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흡수하게 됐다. 악텔리온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는 연간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같은 날 미국의 떠오르는 제약 강자 셀진도 바이오 스타트업 ‘델리니아’를 인수했다. 계약금액은 신약 개발 단계에 따른 기술료 포함 7억7,500만달러(약 9,000억원)다. 델리니아는 아직 임상시험에 착수한 의약품이 없지만 염증성·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유망한 신약 후보를 가진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일본의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 역시 52억달러(약 6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의 항암제 개발업체 ‘아리아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만 대형 M&A 세 건이나 성사된 것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 성공률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M&A라는 화끈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