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反이민 행정명령에 "美 핵심가치 위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측이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비난하고 항의시위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존 루이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후임자를 존중하는 역대 대통령들의 전통과 미국의 핵심 가치라고 생각하는 구체적 이슈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해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 균형을 잡아온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항의시위) 참여의 수준에 의해 고무됐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시민들이 모여 조직을 이루고 목소리를 내는 헌법적 권리를 행사한 것은 미국의 가치가 위태로워졌음을 보여준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 결정과 비춰볼 때, 그는 신념과 종교를 이유로 개인을 차별한다는 개념에 근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7일 이라크, 이란 등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비자 발급과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고, 난민 입국 프로그램을 120일 동안 중단하도록 조치한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해 국제 사회에는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나온 성명이다.

이 조치로 수백 명이 미 공항에 억류되고 외국 공항에서는 비행기 탑승이 취소되는 등 세계적으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집회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됐으며, 해외 각국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