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1위사 삼성생명도 줄였는데…생보업계 배당 축소 잇따르나

"새 회계제도 대비 유보금 확충"

삼성생명 배당성향 27.5%→ 23%

자금사정 좋지않은 他 생보사들

배당축소 외엔 뾰족한 방안 없어



삼성생명이 자본 확충을 위해 배당 축소를 결정하면서 그간 업황 부진 속에서도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해온 생명보험사들의 후속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1위사인 삼성생명이 새 회계 제도 도입 등을 앞두고 자본 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내부 유보금을 늘려야 한다고 주주 설득에 나선 격인 만큼 다른 생보사들도 비슷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어 2016년도 결산배당금을 의결했다. 삼성생명의 총 배당금은 2,155억원으로 2015년의 3,328억원 대비 1,173억원이 줄었다. 1주당 환산 배당금은 1,200원으로 1년 전의 1,800원과 비교해 600원 낮아졌고 배당 성향은 27.5%에서 23.0%로 4.5%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올해 기준서가 확정되는 IFRS17(새 보험 회계기준)과 신RBC(지급여력) 제도 등에 대비하기 위해 내부 유보금을 늘리려고 배당을 줄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이 그간 저금리와 저성장 등으로 인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2014년 3,403억원, 2015년 3,328억원 등의 결산 배당을 실시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제 자본 확충 문제를 당면 과제로 직시하고 해결책 마련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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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배당 성향이 회사의 목표치였던 30%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이 삼성생명보다는 생보 업계에 미칠 파급 효과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388%(2016년 9월 기준)라는 생보 업계 최고 수준의 RBC 비율을 자랑하는 삼성생명조차 새 보험회계기준과 감독제도 등을 불확실성 요소로 보고 현금 확보에 나선 만큼 삼성생명보다 사정이 좋지 않은 다른 생보사들 역시 유사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도 현재 생보사 입장에서는 배당 축소 외에는 자본 확충을 위한 뾰족한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동양생명 정도를 제외하면 생보사 중에서는 대주주의 지원을 받아 자본을 늘릴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또 일부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 등을 고려하고 있는데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면 금리나 만기 등 질적인 부분에서 성공적 발행을 장담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5년도의 경우 삼성생명이 배당 성향 27.5%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한화생명은 27.0%, 동양생명은 무려 40.5%의 배당 성향을 보였다. 교보생명은 17.8%로 다른 생보사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었지만 4년 연속 배당 성향을 끌어올렸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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