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출범 후 각국에 대한 통상 압박이 심해짐에 따라 미국 새 행정부 내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각종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긴급 대책을 동원한 것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1일 “미국 로비 펌(Lobbying Firm)인 K&L 게이트(K&L Gates)와 지난달 중순 계약했다”며 “3개월짜리 단기 계약으로 추후 상황을 고려해 계약 기간 연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지난 2011년 한·미 FTA 비준을 전후해 통상 현안이 한창 뜨거웠을 때도 비슷한 미국 로비업체를 고용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K&L 게이트는 미국 통상 정보 입수 및 대책 마련, 새 행정부 인사와의 관계 개척, 우호적인 통상 협력 여론 조성과 확산 등의 활동을 벌인다. 또 미국 행정부 100일 계획 입수·분석, 새 행정부 내각 구성과 인선 동향 파악 등의 업무도 소화한다. 특히 통상 현안에 대해서는 미국 의회의 관련 법안 동향을 살펴보고 국경세 조정 같은 정책 추진 상황도 체크할 계획이다. 한국 관련 정책 입안 등 관련 현안이 발생하면 즉시 무역협회에 보고하게 된다.
K&L 게이트는 2,000여명의 변호사를 보유한 대형 법률사무소이자 로비업체로, 2012년 한국에도 사무소를 열었다. 미국의 정치자금 추적·조사 전문 민간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K&L 게이트는 작년 미국에서 10번째로 가장 많은 수입(1,591만 달러)을 올렸다. 미국 공화당계 인사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역협회는 트럼프 정부 출범을 전후해 미국에서 각종 통상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오피니언 리더 1,000명을 대상으로 ‘한미 경제·통상 관계에 관한 시각’ 서한을 발송했고, 같은 달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통상자문위원으로 위촉해 현지 오피니언 리더 관련 네트워킹 활동을 벌였다. 1일에는 헤리티지 재단 관계자를 국내에 초청해 미국 신행정부 통상 정책 관련 세미나를 열었으며 다음달에는 한·미 FTA 5주년 기념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