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서울경제TV] 부동산정보 ‘홍수’… 옥석 구분은

부동산 화두 ‘입주대란’… 집값 하락 전망 줄지어

지역별 차이 무시한 입주대란 우려는 일반화 오류

강남권 1만8,000가구 중 일반분양 6,600가구 불과

조합원 물량 뺀 나머지 일반분양이 순수 증가분

국토부 등 부동산 통계 두달 시차 발생 ‘착시주의보’



[앵커]

앞서, 정창신 기자의 레포트에서 보셨을 텐데요?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과잉, 입주대란 이야기가 나오지만 막상 뜯어보면 올해 서울 강남 3구에서는 약 7,000가구의 아파트가 순감소합니다. 아파트 재건축 때문에 기존 아파트를 부수게 되는데, 신규 입주 아파트 수가 멸실 아파트수보다 적기 때문인데요. 지역 특성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일반화된 정보로 잘못된 투자 판단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쏟아지는 부동산 정보 홍수 속에서 어떻게 옥석을 구분할지 김혜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입주대란 키워드를 빼놓고는 시장을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인데요. 전 지역에서 입주대란이 벌어지는 것으로 일반화해 개별 지역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똑같이 보는 건 잘못된 분석이라고요?

[기자]

네. 최근 부동산 시장의 화두는 입주대란입니다.

올해 전국적으로 36만가구, 내년에는 43만가구가 입주하면서 각종 언론과 매체들은 앞다퉈 입주대란 우려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줄지어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서 바로 ‘일반화의 오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지역별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죠.

실제 서울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올해부터 2020년까지 입주하는 물량은 총 13만 5,000여 가구입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재건축으로 확정돼 있는 멸실 예상가구는 6만 3,739가구입니다.

언뜻보면 신규 입주 아파트 세대수가 멸실 아파트 세대수보다 2배 많아 공급초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서울에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181개단지, 총 13만6,000여세대로 이중 멸실이 확정된 6만3,739가구를 뺀 7만2,000여가구가 재건축 사업 시행 속도에 따라 수년안에 멸실될 운명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처럼 신규 입주 아파트보다 멸실 아파트가 더 많은 해가 나오게 됩니다.

[앵커]

어제였죠. 올해 서울 강남권 아파트 16개 단지 1만 8,000여 가구가 분양 예정으로 강남권에 11년만에 최대 물량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 정보에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요 ?

[기자]


네.재건축은 기존 조합원들의 물량과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뉩니다. 재건축 사업에서는 일반분양으로 얻은 수익으로 전체 건축비용을 충당하는 구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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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남권에서 올해 1만 8,000여 가구가 분양된다고 보도됐지만, 이중 기존 집주인, 즉 조합원 입주권을 빼면 실제 일반분양 물량은 6,600여가구에 불과 합니다. 조합원 물량은 준공 뒤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돌아가서 살고, 나머지 일반분양 물량이 순수하게 늘어나는 물량으로 봐야 합니다.

조합원 입주권은 분양권과 달리 주택으로 간주돼 매입시 취·등록세도 내야 하고, 가격도 집값과 같습니다. 조합원 입주권은 분양권과 달리 토지를 매입하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4.6%의 취득세를 내야하고요, 집값도 그대로 내야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 분양권은 보통 10% 가량의 계약금 5,000만원에서 1억원을 내고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조합원 입주권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10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것입니다.“

[앵커]

정부기관 등이 발표하는 부동산 통계도 헛점이 있다고요?

[기자]

네. 국토교통부나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부동산 통계는 한달에서 두달 정도의 시차가 있는 게 문제입니다.

한달 이상의 시차가 나는 이유는 이들 통계가 매매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을 기준으로 집계되기 때문인데요. 공인중개사들은 계약 당시에 거래 신고를 하지 않고 한 달 이상 지나 잔금일이 다돼서야 신고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실거래가를 지수화하는데 시차가 2개월 가까이 발생하는 만큼, 신속한 시장 상황 파악이 어려운 거죠.

[앵커]

네. 아파트 매매나 전세가격이 1억 이상 떨어졌다는 뉴스를 보고 직접 그 단지를 가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같은 단지 안에서도 가격이 천차만별하지만, 가장 저가인 매물을 평균치 매물인양 얘기해서 혼선을 일으키는 것이라면서요?

[기자]

서울 강동구에 고덕지구 래미안 힐스테이트, 줄여서 ‘고래힐’이 지난달 5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요. 3,658세대가 입주하는 이 단지 전세값이 주변 아파트보다 1억원이 싸졌다는 뉴스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찾아가본 고래힐에는 고덕역이 가까워 인기가 많은 3단지의 경우 매매가나 전세가는 조금 밖에 하락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반면, 고덕역과 거리가 멀고 대형평수인 1,2단지는 매매가와 전세가가 쌌습니다. 뉴스들이 전세값 하한선을 기준으로 잡은 것이죠.

같은 동이어도 1층 등 저층과 로열층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요. 또 급매물인 경우는 평균가격보다 쌀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평균적인 매물 가격인지를 따져봐야 실제 가격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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