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The View]"지금이 신흥국 투자 적기...가격 매력 돋보이는 기업 골라볼만"

■닉 페레스 이스트스프링멀티에셋 솔루션부문 총괄

PBR 선진시장 2.2배로 1.5배 신흥시장 더 매력적

韓·中·러시아 등 눈길...금융 등 경기민감주 주목

美 금리인상 올해도 이어져 美 뱅크론펀드 관심을





“현재 신흥국 내에 성장 잠재성이 있는 기업이나 본질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을 골라 투자해야 할 시기입니다.”


닉 페레스(사진)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멀티에셋솔루션부문 총괄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금이 신흥국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페레스 총괄은 “역사적으로 신흥 시장의 투자시기를 정하는 최고의 지표는 가격이었다”며 “작년 말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배, MSCI 선진시장 PBR은 2.2배로 신흥시장 진입이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신흥국의 금리는 현재 선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자국 통화를 다소 지지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금리 인하 정책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처럼 변동성을 창출하는 이벤트는 오히려 투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국가별로는 한국, 중국, 러시아 등 지난해 외면받았던 시장을 지목했다. 최근 수년 동안 투자자들은 신흥시장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필리핀, 인도 등 성장 잠재력이 강한 시장이나 남아프리카, 칠레 등 방어적인 시장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신흥국의 성적표는 의외의 결과를 보여줬다. 외면 받았던 러시아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며 러시아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상위권에 올랐고 정치적 리스크에 머뭇거렸던 브라질 시장도 예상과 다른 상승세를 보였다. 페레스 총괄은 “이들 시장은 투자자들이 몰려 급등한 결과 이제 가격적인 매력이 떨어졌다”며 “지난해 펀드 성과만 봐도 저평가된 한국, 러시아, 브라질 시장 투자가 수익률에 더 많이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식을 고를 때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중시한다. 페레스 총괄은 “올해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속도,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 중국의 위안화 및 외환 보유고 지표 등의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성이 보이는 기업이나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는 가치주 등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페레스 총괄은 여전히 중국의 성장에 대해 신뢰를 보였다. 오는 3월 열리는 중국의 최대 정치이벤트인 양회(전국인민대표자회의, 정치협상회의)가 끝나면 시진핑 정부의 2기 경제정책이 윤곽을 보일 것이고 이에 따라 투자기회도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흥국 내에서도 밸류에이션 차이에 초점을 맞춰 종목을 고르면 더 좋은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조언이다. 페레스 총괄은 경기 방어주보다 경기 민감주에 대한 접근을 추천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투자자들이 경기 방어 종목에 지나치게 주목하면서 경기 민감 종목들은 관심을 받지 못해 밸류에이션이 하락했다”며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는 금융 및 산업재 같은 경기 민감 업종 가운데 매력적인 종목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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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가격이 비싼 헬스케어와 통신 분야는 여전히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페레스 총괄은 “투자자들이 경기 방어종목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면서 오히려 지난해 성과가 상당히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달러 자산 등을 통한 통화 분산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분산투자 방법”이라며 관련 투자 상품으로 미국 뱅크론 펀드를 추천했다.

뱅크론은 확정된 금리를 지급하는 일반채권과 달리 3개월 리보금리(영국 시중은행 간 대출 기준금리)에 따라 금리가 조정된다. 리보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지는 방식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리보금리가 상승하면 인상분만큼 뱅크론의 금리도 올라가게 된다.

미국뱅크론 펀드는 최근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이기도 하다. 이스트스프링이 국내에서 운용하고 있는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 펀드에는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1,617억원이 유입됐다. 최근 1년 기준 수익률도 7.73%로 양호한 편이다.

페레스 총괄은 “뱅크론은 발행사의 자산을 담보로 하는 선순위 채권이라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반 무담보 채권과 비교해 부도채권에 대해서 높은 회수율을 보이는 점도 뱅크론 펀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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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페레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멀티에셋 솔루션 부문 총괄은 호주 멜버른의 모내시(Monash) 대학에서 경제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후 같은 학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골드만삭스와 JB위어의 호주·뉴질랜드 합작 운용사인 골드만삭스JB위어에서 투자전략가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약한 후 지난 2007년 9월 이스트스프링에 합류했다. 현재 멀티에셋 솔루션 부문 총괄로 재직하며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를 관리하고 있다. /박민주기자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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