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철강 사업의 총괄 경영을 신설하는 철강 부문장에게 맡기고 자신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비(非)철강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포스코대우와 포스코건설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 전원을 유임시켜 안정적인 2기 체제 운용에 방점을 뒀다.
포스코는 2일 이러한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포스코가 이날 발표한 조직개편에 따르면 그룹의 핵심사업인 철강 사업 운영을 총괄하는 사장급의 철강 부문장 제도를 도입했다. 철강 부문장은 기존에 철강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오인환(사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겸임하도록 했다.
오 신임 사장이 철강 사업을 총괄하고 권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비철강 부문 개혁 등 그룹 경영에 집중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철강 부문장 체제 도입은 경영자 훈련 프로세스 활성화 방안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은 이사회에 2기 체제에서는 후계자 양성에 힘 쏟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친(親)권오준’ 성향의 임원을 주요 보직에 배치하며 권 회장의 사내 장악력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던 황은연 사장을 포스코인재창조원 대표에 내정했다.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한 것이다.
황 사장은 사내 ‘실세’로도 통하던 인물이다. 지난 2015년 실적 둔화로 회사가 임원의 30%를 감축하는 상황에서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황 사장은 한때 차기 회장으로도 언급됐다. 현 정권과의 관계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열상 기존 포스코 2인자였던 김진일 사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퇴임했다. 김 사장 역시 한때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됐으며 권 회장과 최고경영자 자리를 두고 경쟁하기도 했다.
황 사장이 맡던 경영지원본부장 자리는 고석범 부사장이 맡게 됐으며 김 사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철강생산본부장 자리는 현 기술투자본부장인 장인화 부사장이 채웠다.
이번 인사를 통해 한층 강해진 ‘권오준 2기 체제’는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와 비철강 사업부문 개혁, 구조조정 완료 등 목표를 계획대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세대교체를 통해 향후 3년 과제로 제시된 후계자 육성 등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다만 지속적 구조조정 및 경영쇄신 기조에 따라 그룹 전체 임원 수는 지난해보다 12% 줄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