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창렬 씨가 ‘창렬하다’는 부정적 의미의 신조어가 생기는 빌미를 줘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식품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1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창렬하다’는 가격에 비해 양이 적은 상품이나 과대포장된 상품을 지칭하는 은어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이흥권 부장판사)는 김씨가 과거 광고모델 계약을 맺은 모 식품업체를 상대로 낸 1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창렬하다’가 은어로 사용됨은 인정하면서도 “식품업체가 부실한 상품을 제조 및 판매해 김씨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누리꾼들의 평가만으로 해당 제품이 부실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김씨는 지난 2009년 모 식품업체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어 자신의 이름과 초상권을 상품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업체는 그 해 하반기부터 포장지에 김씨의 얼굴과 이름이 포함된 즉석식품 ‘김창렬의 포장마차’를 만들어 모 편의점에 납품했다. 그러나 해당 제품의 내용물이 가격에 비해 부실하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창렬하다’, ‘창렬푸드’ 등의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그러자 김씨는 자신의 이름이 해당 제품으로 인해 희화화돼 명예가 훼손됐다며 지난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재판부는 소송 결과를 밝히며 “김씨는 ‘연예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등 구설에 올라 대중들의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면서 “‘창렬하다’는 말은 평소 김씨의 행실에 대한 평가가 해당 제품의 품질 문제를 부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창욱 인턴기자 ycu09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