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러브콜을 보내던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영입 조건을 달며 견제에 들어갔다. 갈수록 커지는 황 대행 출마설에 비판 여론도 커지자 자세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어 당내 주자 키우기에 주력하겠다는 행보로 해석한다.
정 원내대표는 3일 황 대행의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첫째는 지지율이 계속 고공행진할 것, 둘째는 황 대행이 꼭 (대선 후보로) 나와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 강도, 셋째는 본인의 의지가 충족돼야 우리가 받아들인다, 안 받아들인다(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앞서 “당적을 갖고 계신 분도 아닌데 지지율이 상당히 오르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같은 날 “황 대행이 당 후보로 대선 출마를 결심하면 막지 않겠다”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과도 대치된다.
정 원내대표는 ‘대선 출마를 고심하느냐’는 질문에 “올인하는 거 한 가지만 해야지. 제가 능력이 없어 몇 가지씩 못한다”며 황 대행을 겨냥한 듯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는 황 대행의 지지율 상승에 야권의 질타가 거세지자 한발 뒤로 물러나 추이를 지켜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갤럽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 황 대행은 9%로 전주보다 6%포인트 올랐다.
또 당내 인사들도 속속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당 지도부로서는 황 대행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오는 6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앞서 이인제 전 의원이 출마를 밝혔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검토에 들어갔다.